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이기동 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가 산화(散華)했다"고 표현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된 책은 이기동 원장이 1982년에 쓴 저서 <비극의 군인들-일본 육사 출신의 역사>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이기동 원장은 일본 태평양 전쟁에 참여한 최정근을 묘사하면서 가미카제 특공대를 '산화'했다고 명시했다"며 "이 단어는 '흩어질 산, 꽃 화'로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쓰는 표현이고, 최정근은 <친일 인명 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기동 원장은 가미카페 특공대가 산화했다고 쓴 것에 대해 "문학적인 표현이다"라며 "6.25 참전 용사도 산화라고 하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제주 4.3항쟁에 대해 "공산 폭도들이 일으켰다"고 보고서에 기술한 데 대해서도 이기동 원장은 "동의한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한국학중앙연구원 보고서에는 "국내 좌익 및 북한 공산세력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 투쟁을 집요하게 전개했다. 공산 폭도들은 제주 4.3 사건 등을 일으켜 5.10선거를 저지하려 했으나 이러한 공산주의의 도전을 극복하고 1948년 8월 15일 마침내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적혀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이 보고서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이기동 원장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오영훈 의원은 "(4.3 항쟁에서) 민간인 1만4000명이 억울하게 돌아가셨고, 저도 그 유족인데 어떻게 공산 폭도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기동 원장은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반공 국가다. (당시 경찰이) 공산당에 위협을 당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기동 원장의 불성실한 태도도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이기동 원장이 선임되는 데 정부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이기동 원장은 "뭐요"라고 고함을 쳤다. 이를 보던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적절하지 못한 언행"이라고 지적했고, 이기동 원장은 "(내가 '뭐요'라고 답했는지) 기억을 못 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이기동 원장의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지적하자, 이기동 원장은 "제가 신체적으로…화장실을"이라며 유성엽 위원장의 제지에도 굴하지 않고 갑자기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가는 길을 따라갔던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이기동 원장이 비서한테 '내가 안 하고 말지 새파랗게 젊은 애들한테 이런 수모를 당하고, 못 해먹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기동 원장은 '새파랗게 젊은 애들' 발언에 대해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자신의 비서가 해당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자, "제가 나이를 먹어 부덕하다. 쉽게 흥분하고 화도 내는데, 잘못된 태도로 회의를 지연시킨 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로 닷새째를 맞은 국정감사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보이콧' 속에 열렸다. 교문위를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원회는 야당 단독으로 열렸고, 새누리당에서 이탈을 선언한 김영우 국방위원장만이 국방위원회를 열었다. 다만, 김영우 위원장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은 국방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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