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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승민 "혁신 가로막는 재벌 개혁할 리더십 필요"

분배 넘어 '성장' 전략 총론 제시… "저성장 체념하면 재앙…혁신 성장해야"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30일, 저성장 내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혁신 성장'론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간 중부담-중복지를 내세우며 분배 문제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발언해 왔던 그는 이날 "보수당에서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성장 담론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중성장' 수준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에너지를 과학 기술 혁신과 교육 개혁에 모아 기술 경쟁력 향상과 혁신, 창업에 올인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면서 "이런 개혁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고도 그는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며 이 같은 성장론 총론을 제시했다. 그는 저성장이 화두가 된 때에 "비관적 경제 전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하다 경제가 진짜 저런 식(마이너스 성장)으로 가버리면 그건 정말 대재앙"이라면서 "고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2~3% 성장이 수십 년은 이어질 수 있는, 일종의 중성장을 할 수 있는 경제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해 여러분한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역대 정권이 재정 확대나 부동산 경기 띄우기와 같은 단기 부양책을 쓰는 데 급급했던 것은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전략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불출하고 있는 '공정 성장' '포용 성장' '소득 주도 성장' '임금 주도 성장'과 같은 성장론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니나 100점을 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같은 경제 전략은 "분배나 복지 정책이지 성장 전략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특히 야권을 겨냥한 듯 "소득 주도 성장의 한 방법인 기본 소득을 예의 경우 무슨 돈으로 하느냐, 어디서 세금을 걷어서 국민에게 100에서 300만 원의 돈을 줄 수 있느냐"라면서 "최저임금 올리고, 생활임금도 좋은데, 거기에 찬성할 수도 있는데 이를 성장 전략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평했다.

"경제 성장, 마법은 없으나 정도(正道)는 있을 것"

유 의원이 대신 제시한 성장론의 핵심은 '혁신'이다. 유 의원은 '경제는 자본, 노동, 총요소생산성으로 성장한다'는 뜻을 가진 생산 함수(생산=f(K,L,T))를 설명하며 자본(K)과 노동(L)을 대량 투입해 고성장을 도모하던 때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이미 그런 식의 성장은 끝냈어야 하는데 지난 20년 동안 그걸 못 했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주머니가 깊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재벌들이 부실화된 재벌을 집어삼키는 재편이 일어났고, 위기가 끝나고 나니 이들은 더 커졌지만, T(총요소생산성·자본과 노동이 아닌 성장을 가능케 하는 기술 혁신 등의 생산 요소를 뜻함)를 중시하는 기업 활동은 없었다"고 평했다.

이 같은 경제 성장 해법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근대화·산업화가 진행되고 경제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국가의 경제는 자본과 노동을 대량 투입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여타 선진국에 비해 경제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고 특히나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에서는 더 빨리 이런 성장 방식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예측은 진영을 불문하고 경제학자들이 꺼내놓는 우려였다.

유 의원이 이날 혁신 성장론을 꺼내놓으며 "마법은 없다. 그런데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한 이유도 그래서다. 유 의원은 "시간이 걸리고 고통이 따르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겠지만 정도를 가야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저는 앞으로 수십 년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혁신을 통한 성장밖에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혁신 성장'을 위한 방법론으로 크게 △과학 기술 혁신 △교육 개혁 △재벌 개혁 등을 꺼내놨다. 그는 이미 중국의 IT 기업들이 미국의 페이스북 등과 어깨를 견줄 만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설명하며 반면 "우리나라에선 과학자들 250명이 연구자 주도 기초 연구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청원서를 정부에 냈다. 이 과학자들은 국회나 정부가 혁신을 하는 데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창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19조 원 규모의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을 정말로 산업 발전에 도움되게 쓰고, 창업 금융을 키워야 한다. 재벌 이렇게 클 때까지 관치금융을 수십년 해줬는데 창업 금융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당포 수준, 대부업자 수준의 금융이 아니라 정부가 예산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30일 서울대학교에서 '혁신을 통한 경제 성장'을 주제로 강연을했다. ⓒ연합뉴스
"재벌 개혁 않고는 혁신 성장 어렵다…개혁 위한 리더십 필요"

재벌 개혁에 대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유 의원은 "재벌이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혁신 기업이 탄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하며 "재벌이 우리 경제를 견인해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새로운 걸 해보려는 중견 중소 기업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재벌이 쏙 가져가 버리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 혁신 성장을 할 수는 없다"면서 "경제 민주화도 여기에 맥이 닿아있다. 경제 민주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큰 성장을 위해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전경련이나 전경련이 돈을 대서 만든 한국경제연구원 이런 데서는 한국 경제를 자유 시장 경제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전혀 아니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일어나는 경제라고 우기는 정치인이나 관료, 학자들은 제가 보기엔 재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내놨다.

유 의원은 재벌 개혁을 언급하며 헌법 119조 2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억제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경제를 만들기 위한 헌법적 근거를 가지고, 이 헌법 테두리 안에서 재벌 개혁을 해 더는 재벌이 함부로 못 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런 걸 확실하게 개혁할 수 있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5년 단임제라 일단 성장률을 좋게 하는 정책만 쓰는 정권을 1987년 개헌 이후 여섯 번 지났다"면서 "그래서 정치권에서 이런 데(경제 성장 전략) 관해서 합의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그간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개헌 방향으로 제시해 왔다. 유 의원은 다만 "안정적인 권력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 수당' 정책을 끄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장 어려운 청년들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그런 돈을 줄 것이 아니라" 근본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혁신 창업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그런 자원을 만드는 노력을 정치권에서 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강의 후 이어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선 박근혜 정부의 '창조 경제'는 "재벌에 의존해서 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내놓은 혁신 경제와는 개념부터 다르다고 부연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선거 때에는 "경제민주화나 재벌 개혁 얘기를 했는데 출범 이후 보여준 정책은 없다"면서 "국민이 우리(정치권)가 약속을 해도 신뢰 안 하고 믿지 않으면 그만이다. 제가 하는 말은 국민이 믿어주실까 늘 자문하는데, 얼마나 진심으로 정치를 하느냐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유승민 "김영우 징계? 당 그렇게 막 가지 않을 것"

유 의원은 이날 강연을 마치고 이어진 학생 및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주요한 정치 현안들에 대한 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계속 불참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북핵에 지진에 경제난에 나라가 이러고 있는데 집권당이 국감을 안 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지금 이런 엄중한 시기에 국방위를 하겠다는 그 뜻에 100% 동의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뜻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고. 당헌·당규상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희 당이 그렇게 막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이 "김 위원장의 단독 국감 개최가 당규에 따라 징계 사안이라는데, 이런 당규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 나온 대답이다.

유 의원은 이어 "지금 당 대표가 단식 중인데 그건 그거대로 국회의장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계속하더라도 국감은 시작해야 안 되겠나"라면서 "국회 정상화가 이루어지면 의원들이 가서 당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말려야죠"라고 했다.

유 의원은 '제3 지대론'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고 급조되는 제3 지대에는 찬성을 안 한다"면서 새누리당에서 '보수 개혁'을 계속할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그는 "정치권에 개헌 움직임이 있는데 각론이 다 다른 상황에서 하나로 과연 모일 수 있겠는가"라면서 "저는 그런 움직임 자체가 제3 지대를 촉진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 아닌가라고 본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아울러 이날에도 자사고·외고 폐지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 착공 전의 원자력 발전소 백지 검토, 검·경 수사권 분리, 고위 공직자 수사 전담 부서 설치, 법인세 실효세율·명목세율 인상 및 누진적 구조로 소득세 인상 등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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