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가능한 한 빨리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오후 '미-일-한 3각 협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러셀 차관보는 "내년까지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겠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배치 속도를 가속할 의사가 있다. 가능한 한 빨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배치 일정과 관련해선 "국무부 차관보로서 답할 수 없고 아마도 국방부나 한국 정부가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사드를 내년 말까지 배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 일각에선 북한의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전력화를 구실로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앞서 바우어그룹아시아의 수미 테리 이사는 지난 14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사드 배치를 더 빨리 진전시켜서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러셀 차관보는 "억지력과 방어력은 미국의 전반적인 대북 전략의 핵심"이라며 "그것은 한편으로는 외교, 다른 한편으로는 강력한 압박과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어 한미일 3국 간의 군사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 미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한일 간 GSOMIA는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러셀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일본과 GSOMIA 체결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속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바탕으로 두 나라 정부와 군 사이에서 실질적인 협력 의지가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북한의) 위협 논리는 두 나라 군 간의 추가 협정 체결에 설득력 있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앞서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선 GSOMIA 체결 논의가 오갔으며, 18일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일 간 안보협력의 강화 필요성에 동감을 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일본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서두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사드 레이더가 탐지한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