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3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앞으로 당과 정무,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 현안에서 멀찌감치 물러나 있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런 의미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당무에 참여하고 있는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 참가도 삼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당화합과 단합의 모습을 호소한다"며 "당 화합에는 동참하되 저 자신은 경제 안보 외교문제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앞으로는 오로지 저를 뽑아주신 포항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외교통상의원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기업 CEO의 경험을 살려 경제, 자원 외교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는 대통령 친인척으로서 한계를 가지고 더욱 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근신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더 주변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오로지 당의 단합과 화합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야기 대부분이 근거없는 것도 많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요즘 하루하루를 매우 조심스럽게 보내고 있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고통의 나날의 연속을 보내고 있다. 정말 고통스럽다"며 결심에 앞선 심경을 밝혔다.
이 의원은 박희태 대표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쪽지를 꺼내 "내가 말 주변이 없어서 써 왔다"고 말한 뒤 이같이 읽어내려갔다. 이 의원은 쪽지를 다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이 의원의 2선 후퇴는 4.29 재보선 참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 이후 어느 정도 예정됐던 일. 이 의원은 그동안 '만사형통', '상왕정치' 등의 표현으로 당 내외의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공식 정무라인 대신 비선라인을 가동해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의 의중을 당무에 관철시켜왔다는 의혹을 받아 당내 소장 개혁파로부터 '쇄신 대상'으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친이명박계 내부에서 이재오계와 소장파가 급부상하면서 권력의 지각변동도 감지됐다. 특히 그가 2선후퇴를 선언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 언제든 복귀를 노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조기전당대회 개최' 등 당무와 관련해 친이재오계와 친박근혜계의 계파 싸움이 확대될 경우 이상득 의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다시 열릴 수 있다. 현재 친이재오계는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의도로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친박근혜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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