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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선 안 될 2016년 여름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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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선 안 될 2016년 여름 무더위

[사회 책임 혁명] "내가 변해야 지구가 변한다"

“한그루의 나무로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날씨는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3도, 폭염일수는 24일, 열대야일수는 33일. 지난 8월11일은 전국 모든 지역에 사흘이나 폭염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40도 넘는 무더위가 닥쳐왔다는 것이다. 지난 8월12일 경북 경산 하양읍은 40.3도까지 올라갔다. 1994년 이후 최고 무더위라며 당시와 비교하지만 사실 비교는 실감나지 않는다. 내가 겪는 지금의 더위가 힘들 뿐이다.

이번 무더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더워도 너무 덥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무능한(?) 기상청만 원망했다. 기상청은 150년만의 폭염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했다. 슈퍼컴퓨터를 갖추고도 폭염종료시점을 다섯 차례나 수정 발표해야 했으니 담당자들도 속이 탔을 것이다.

기상이변은 사람 탓이 아니라고 한다. 우주왕복선을 띄우고 가상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바둑에서도 컴퓨터와 인간이 대결하는 인공지능시대에 날씨만큼은 하늘에 맡긴다. 원시적이라도 너무 원시적이지 않은가? 어느 누구도, 어떤 언론도, 어떤 전문가도 무더위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1977년 6월5일 세계 환경의 날,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 카무쿤지공원에서 일곱 그루의 나무를 심은 이가 있었다. 아프리카 그린벨트운동을 시작한 왕가리 마타이 여사였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훼손된 아프리카 밀림을 되살리고 가난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나무 한그루와 더불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왕가리 마타이의 이 말에서 비롯된 그린벨트운동은 1986년 범아프리카 네트워크로 확대되었고, 우간다, 말라위 등 아프리카 전역의 동참을 이끌어내 2003년까지 3,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2004년 아프리카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왕가리 마타이는 10억 그루 나무심기 캠페인을 펼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은 이 캠페인은 2007년11월 목표를 달성했다. 이 캠페인은 서구 자본의 차와 커피농장을 만드느라 훼손된 아프리카 밀림을 복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왕가리에게 왜 나무를 심느냐고 물었을 때 왕가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 스스로가 변하면 지구도 변할 수 있다”

여기 나 스스로 변하면 지구도 변할 수 있다고 믿는 청년들이 있다.

지난 8월 한창 더울 때 오비맥주대학생자원봉사단원 10명과 함께 몽골 투브아이막 에르덴솜 ‘카스희망의 숲’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러 갔다.

ⓒ이동형
다들 우리나라보다 한참 북쪽에 위치한 몽골의 지도를 보며 무더위를 피하러 가는 것만으로도 좋아라 했다. 그러나 150년만의 이상기후는 거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평원의 조림장에서 한여름의 땡볕은 강렬하기만 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 속에서도 대학생들은 10kg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우고 한 그루 한 그루 나무에 물을 주었다. 단 한명도 꾀를 부리는 친구가 없었다. 오히려 양동이의 물을 부으며 마치 어린 동생에게 말하듯 “나무야 이 물 먹고 잘 자라라” 속삭이는 것이 아닌가. 내가 보기에 처음 출발할 땐 그렇게 기후변화나 환경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사람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땡볕에 버티고 선 나무를 보면서 생각과 자세가 달라진 것이다. 현장을 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기후변화는 나무 한그루 심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전 인류가 나무 한그루를 심으면 세상은 달라진다. 지구온난화를 더디게 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사)푸른아시아의 조림장이 있는 바양노르의 경우가 이를 증명한다. 1000ha 규모의 바양노르에는 과거 1년에 20여 차례 모래폭풍이 부는 곳이었다. 그런데 100ha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5년 후 모래폭풍이 5~6 차례로 줄어들었다. 10%의 녹지가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한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너무 덥다”란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다시 한번 왕가리 마타이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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