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 재단 운영에 최순실(현재 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최 씨는 비선 실세 의혹의 중심에 섰던 박근혜 대통령 보좌관 출신 정윤회 씨의 이혼한 전처이자 과거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었던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이다.
<한겨레>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가 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5월13일 새로 취임한 정동춘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그 직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운동기능회복센터(CRC)'라는 이름으로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했고, 최 씨는 이 센터의 단골 손님으로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이 신문은 센터 관계자들이 "최순실 씨는 5년이 넘는 단골손님인데다 집도 가까워 자주 찾아오는 편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센터는 최순실 씨가 지난해까지 살았던 신사동 자택과는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50m 남짓 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 신문은 "최순실 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이 잘 아는 주변의 체육인들에게 K스포츠재단의 취지를 설명하며 재단 이사장 등의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동춘 이사장과 함께 운동기능회복센터를 공동 운영한 적이 있는 이 모 씨에게 먼저 제안이 갔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동춘 이사장은 "최순실 씨는 우리 고객의 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재단 이사장 제안은 전경련에서 어떤 사람하고 연결이 되어가지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경련의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최 씨는 유독 스포츠 관련 스캔들에서 이름이 불거지고 있다. 최 씨 딸이 승마 국가 대표 선수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등을 직접 호명하며 경질했다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증언도 나왔다. 이같은 논란의 뒤에 최 씨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지적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K스포츠 재단은 "창조문화와 창조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민간 재단이다. 이 재단은 설립이 일사천리로 이뤄진데다, 대기업이 거액을 후원키로 하면서 출범부터 논란이 됐었다. 정권 실세가 비호하는 재단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심지어 재단 회의록마저 가짜로 드러나면서, 이 재단이 과연 누구에 의해 무엇을 위해 설립됐는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기사를) 봤는데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K스포츠 재단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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