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장 재직 시절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투자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9일 오전 9시30분 강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대우조선이 주력 사업 분야와 관계없는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2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5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금은 2012년과 2013년 44억원까지 집행됐으나 강 전 행장이 퇴임하자 끊겼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부임해 B사에 투자를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바이오 에탄올을 상용화할 구체적 계획과 능력이 없으면서도 대우조선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B사 김모 대표를 구속했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분쟁을 겪던 주류 수입업체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면서 3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당시 김씨의 민원을 받아 관세청에 세금을 깎아주라는 압력을 가한 적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이 사안은 2011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강 전 행장은 "D사와는 일면식도 없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관세청장이 와서 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D사의 세금 분쟁과 관련해 관세청장과 만난 사실 자체는 시인했다.
아울러 검찰은 2011년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에서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을 때 강 전 행장의 개입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은 한때 한성기업 경영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사무실 운영비와 해외 출장비 등을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지원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성기업은 2011년 산업은행에서 180억원의 대출을 받고 나서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에 투자를 권한 B사에 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임우근 회장과 경남고 동창이다.
검찰은 강 전 행장 조사를 마치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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