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육군 기지를 폭격해 최소 16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미 중부군사령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로부터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과 차량 등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은 직후 폭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다양한 군부대와 반군 조직들이 매우 근접해 있어서 복잡한 상황"이라며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이라는 것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폭격한 적은 없다"고 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의 폭격이 이뤄진 지 약 25분 뒤 러시아군이 미군에 전화를 걸어 공습한 곳이 IS(이슬람국가) 기지가 아니라 시리아 정부군 기지라고 알렸고, 미군은 즉각 폭격 작전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반(反)IS 연합군이 오늘 데이르 에조르 공군기지 인근에서 IS에 포위된 시리아 정부군을 대상으로 4차례 공습을 가했다"면서 "이로 인해 시리아군 62명이 사망하고 약 100명이 추가로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미군의 오폭으로 시리아 정부군 83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군이 즉각 오폭을 인정하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파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을 타격한 첫 사례인 데다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 축출을 바라는 미국의 숨은 의도가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달리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반발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이번 사건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을 요구해 이날 오후 비공개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로이터통신에 "만약 이것이 실수였다면, 이는 미국이 시리아 내 군사 작전에서 왜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을 줄곧 거부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시리아군도 "이는 시리아와 시리아군에 대한 위험하고 대담한 공격"이라면서 "미국과 서방이 IS와 다른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 하에 일주일 간 시라아군과 온건 반군이 서로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해 '잠정 휴전'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불안한 휴전이 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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