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화재 사고로 6살 소년이 화상을 입었다.
미국 6세 소년, 삼성 스마트폰 동영상 보던 중 화상
지난 11일자 미국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6살 소년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손에 쥐고 있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폰아레나>는 이 소년의 할머니인 린다 루이스 씨가 "(피해 소년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 배터리가 폭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소년은 응급차에 실려 집 근처에 있는 다운스테이트 메디컬 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후 퇴원해서 집으로 왔지만, 피해 소년은 다른 스마트폰에도 다가가지 않을 만큼 두려워한다고, <폰아레나>는 보도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같은 보도를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은 삼성전자 측과 접촉했다. 그러나 피해 보상 등에 대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노트 7이 아니라 갤럭시 노트 4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라고 해명했다. 지난 10일 6살 소년이 입은 화상 사고에 대해 미국 언론은 갤럭시 노트 7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보도했지만, 삼성전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 4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설명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노트 7뿐 아니라, 오래 전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 4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량 리콜 발표 뒤에도 화재 사고 잇따라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지난 2일 갤럭시 노트 7을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 팔린 모든 제품을 모두 교환한다는 게다.
이런 발표가 나온 뒤에도 사고는 잇따랐다. 미국 지역 방송 폭스13은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 사건을 보도했다. WMBF 방송도 지난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한 주택 차고에서 생긴 화재 사건을 보도했다. 모두 피해자가 갤럭시 노트 7을 충전한 직후 발생한 사건들이다.
한국에서도 갤럭시 노트 7 사용 금지
지난 2일 발표 이후에도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비행기 안에서 갤럭시 노트 7을 켜거나 충전하지 말고, 수하물로 부치지도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정부는 분위기가 달랐다. 국토교통부는 "갤럭시 노트 7의 기내 반입 금지나 충전 금지, 전원을 끄도록 하는 방안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근거가 "삼성전자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라는 거였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까지 나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 위원회는 지난 9일 갤럭시 노트 7의 전원을 끄고 사용을 중단하도록 공식 권고했다. 미국 안에서 갤럭시 노트 7를 쓰지 말라는 게다. 이후 세계 각국 항공사가 갤럭시 노트 7의 비행기 반입을 금지했다.
그제야 삼성전자는 한국 안에서 갤럭시 노트 7을 쓰지 말라는 공지 사항을 발표했다. 그게 지난 10일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전국에 있는 대리점에도 공문을 보내 갤럭시 노트 7 충전을 중단하라고 했다. 삼성전자 측이 국토교통부 측에게 "비행기 안에서 갤럭시 노트 7을 써도 된다"고 한 지 2~3일 만이다. 삼성전자 측 말을 따랐던 국토교통부는 입장을 또 바꿔야 한다. 정부가 망신을 당한 셈이다.
삼성, 소니 전철 밟나
갤럭시 노트 7 화재 사고는 지난 2006년 일본 소니 배터리 사건과 종종 비교된다. 당시 일본 소니는 델, HP 등 전 세계 노트북 생산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그런데 이 배터리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 배터리 역시 지금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다. 소니는 이미 공급된 배터리 전량을 신제품으로 교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소니는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부를 매각했다.
삼성 역시 비슷한 궤도를 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에도 논란이 따른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다. 갤럭시 노트 7 사태가 오로지 배터리 때문이라면, 삼성SDI가 일차적인 책임을 진다. 삼성SDI는 배터리 공급 업체다.
오로지 배터리 문제 때문인가?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배터리의 결함이 화재를 부른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갤럭시 노트 7의 다른 문제가 배터리를 달아오르게 했을 수도 있다는 게다. 사고가 발생한 갤럭시 노트 7를 보면, 대부분 배터리 부분이 타버렸다. 그 때문에 배터리 문제라고 쉽게 단정한다. 하지만 배터리 부분의 화재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는 게 박 박사의 주장이다. 다만 이런 주장이 충분한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다. 그러자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 박사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사고의 책임은 삼성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갤럭시 노트 7 내부 시스템 문제 때문에 열이 발생했고, 그 열이 배터리를 자극해서 폭발했다면, 삼성전자는 직격탄을 맞는다.
부메랑 된 이재용 칭송 보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부담이다. 갤럭시 노트 7 출시 직후, 시장이 좋은 반응을 보이자 일부 언론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씻겨 나갔다"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갤럭시 노트 7 개발을 이재용 부회장의 성공 사례로 포장한 것이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 7 화재 사고 이후, 이런 보도는 부메랑이 됐다. 만약 사고의 책임이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삼성의 빈 자리, 중국 기업이 메운다
한편, 삼성전자는 새로 교환하는 갤럭시 노트 7에는 중국 기업 ATL이 공급한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빈자리를, 중국 기업이 메우는 셈이다. 예전엔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싸구려 중국산 부품을 쓴다는 의혹이 따라붙곤 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이 만든 부품에 문제가 생기니까 중국산 부품으로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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