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대권병"이라는 막말을 쏟아내고 의장실을 점거하는 등 국회 일정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짬을 내 박근혜 대통령 출국 환송 자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을 위해 출국한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중국 G20 정상회의,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환송을 나온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국회의장실 앞을 점거중이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장직 즉각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 이 대표가 사라지면서 국회 기자들은 "이 대표가 어디로 갔느냐"며 소재 파악을 위해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 시간 공항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 출국 환송을 위해 당 대표가 공항을 찾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새누리당이 추가경정예산 처리도 팽개치고 정세균 의장의 개원사를 문제삼으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동은 여당 대표의 박 대통령 '비서' 이미지를 고착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국회를 파행시킨 이유도 정 의장의 사드 배치 비판과 함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비판이었다.
정 의장은 개원사를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은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라며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라고 우병우 민정수석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고위 공직자 비리 전담 특별 수사기관' 즉 '공수처 신설'을 제안했다. 이는 국회의장의 제안이다.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과 국회의장의 힘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발언을 빌미로 국회를 파행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 수석에 대한 비판을 '대통령 흔들기'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새누리당의 행동은 결국 '대통령 심기 경호'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엄중한 '투쟁' 와중에 박 대통령 환송 자리에 참석한 이 대표의 모습은 이같은 심증을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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