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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뒤바뀐 운명, 누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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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뒤바뀐 운명, 누구 탓?

한진해운 선박, 입항 거부 잇따라…현대상선 주가 폭등

현대상선이 선박 항로 운영권 등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인수한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핵심 자산 대부분을 이미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 넘긴 상태다. 따라서 인수 대상은 해운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래도 시장은 현대상선에게 좋은 일이라고 봤다. 유일한 국적 해운사가 되는 현대상선은 주가가 폭등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보유 우량 자산 인수

지난 3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진해운의 부채 규모가 너무 크고 현대상선은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 뒤인 31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진해운 보유 선박 중 영업이익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선박과 핵심 인력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합병은 아니되 항로 운영권과 영업 네트워크의 합병' 정도로 정리된다.

한진해운 선박 가압류, 입항 거부

한진해운은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 관리(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해운동맹 퇴출 및 회사 청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미 선박 가압류 및 입항 거부 소식이 잇따른다.

싱가포르 법원은 지난 30일 '한진로마호'를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했다. 한진로마호는 한진해운이 직접 소유한 배다. 한진해운이 다른 선박의 용선료를 체불하자 해당 선박 선주가 가압류를 신청했다. 가압류가 해제될 때까지 선박의 부두 접안 및 하역 작업이 불가능하다.

중국 샤먼·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등 해외 항구들은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 자체를 거부했다. 사실상 해운 업체로서의 수명이 끝난 셈이다. 남은 자산마저 현대상선에 넘기면, 한진해운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협력업체, 대부분 돈 떼일 듯

금융권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한진해운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상당 부분 적립했기 때문이다. 정 부위원장은 "한진해운의 회생(법정 관리) 신청에 따른 금융기관의 추가 적립 부담은 크지 않으며, 충분히 흡수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한진해운 협력업체의 피해다. 그리고 해운 및 항만산업에 미칠 후폭풍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한진해운의 채무는 637억 원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을 떼일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해운동맹에서 퇴출되면, 부산항의 물동량 자체가 줄어든다. 한진해운이 속한 해운동맹 소속 선박이 부산항에서 환적을 하는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환적 화물이란 국내 항만에 들어온 화물을 국내에 반입하지 않고 다른 선박에 옮겨 실어 바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에 따른 이차, 삼차 피해가 예상된다. 부산 지역 경제계는 난리가 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대체 불가능한 해운 기업을 청산하려는 것은 국익의 입장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한 비난이다.

조양호 한진 회장, 사재 출연 거부

하지만 채권단의 결정은 한진해운 대주주의 자구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비슷한 시기에 구조 조정을 시작했던 현대상선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계열사다.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팔았다. 아울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했다.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상황에 따라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했으나, 끝내 사재 출연을 하지 않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알짜 부동산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려는 시도도 없었다. 예컨대 한진그룹이 서울 경복궁 근처에 호텔을 짓기 위해 보유한 땅 역시 그대로 갖고 있다. 규제에 막혀 있는 호텔 건설 계획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차이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운명을 갈랐다. 1위 해운업체였던 한진해운은 껍데기만 남게 됐고, 2위였던 현대상선은 31일 하루 동안 주가가 25% 가량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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