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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가습기 청문회, 옥시 측 김앤장 변호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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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가습기 청문회, 옥시 측 김앤장 변호사는…

샤프달 RB코리아 대표 "가습기 살균제 호흡기 질병 인과관계 인정"

29일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 조사 특별위원회' 주최 청문회가 열렸다. 가습기 참사 5주기 만에 열린 청문회에서 여야 특위 위원들은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CEO 등 핵심 증인은 나오지 않아 '맹탕 청문회'가 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번 청문회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가해 기업인 옥시의 영국 본사에 대한 책임 추궁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우원식 특위 위원장을 포함한 여야 특위 위원들은 레킷벤키저가 지난 2004년 10월에 이미 가습기 살균제 흡입 위험성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레킷벤키저가 2004년 10월 승인 발행한 가습기당번 제품의 제품안전보건자료(PSDS)에 유해성 항목에 '증기 및 분무 시 호흡 기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레킷벤커저가 이미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4년 흡입 가능성과 이로 인한 자극 가능성을 알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실을 알고도 엄격한 시험을 통해 제품 제조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은 본사의 명백한 책임"이라고 했다.

특위는 당초 PSDS를 만들고 승인하는 데 관여한 레킷벤키저 글로벌 독성 연구소 책임자인 아룬 프라카시 박사와 거라브 제인 전 옥시코리아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불렀으나, 이들 모두 청문회에 불참했다.

▲ 29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 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연합뉴스

이날 레킷벤키저를 대표해 증인으로 출석한 이는 지난 5월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던 아타 샤프달 레킷벤키저 한국법인 대표였다. 그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와 호흡기 질병과의 인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답변했다. 살균제 제품 용기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홍보 문구를 쓴 것에 대해서도 안정성 실험 없이 쓴 문구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옥시 레킷벤키저는 2010년경 글로벌한 소비자 안전 지침을 마련했다"며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영업하는 국가의 국내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고, 한국에서는 2001년 당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독성 유해 물질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에 앞서 특위의 영국 본사 방문 일정이 무산된 데 대해서는 "영국 본사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옥시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이 겪은 상실에 대해 가슴 깊은 슬픔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분들과 가족에게 가능한 많은 지원을 드려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가도록 도울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특위 위원들은 현장 조사 거부, 청문회 불출석 등 옥시레킷벤키저가 보인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여야 할 것 없이 비난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레킷벤키저가 영국 정부 요청이 있다는 이유로 특위 면담을 거부했으나, 영국 대사관에 확인 의뢰한 결과 옥시와 특위와의 문제에 영국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특위는 이날 청문회 도중 옥시 본사의 거짓말에 대해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결의 안건을 채택했다.

법률사무소 김앤장 또한 이날 청문회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질책받았다. 김앤장은 옥시의 법률 자문을 담당했으며, 옥시로부터 돈을 받은 서울대학교 및 호서대학교 연구 팀의 위조 실험보고서를 인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앤장을 대표해 옥시 측 변론 팀 팀장인 장지수 변호사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특위 위원들은 이날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이 증거 왜곡에 관여했는지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성실한 답변을 요구했다. 조작 실험을 요구한 게 김앤장 소속 변리사가 맞는지, 김앤장이 피해자와 옥시 간 합의를 유도한 적이 있는지 등 질의가 쏟아졌지만, 장 변호사는 모든 질의에 대해 "재판을 진행 중인 의뢰인의 변호인으로서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해 청문회를 지켜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대표 최승운 씨는 "기업이 제품을 출시할 때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기업 차원에서 증명해야 한다. PHMG가 무해하냐, 유해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데 거짓으로 제품 안전성을 입증해 출시했다. 이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기업이 절대 하지 말아야 될 제품 안전성에 대해 간과한 부분을 특위가 더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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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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