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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란색이냐고요? 검은색은 '악어의 눈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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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란색이냐고요? 검은색은 '악어의 눈물'이잖아요"

[현장] "떠난 사람 다시 만나기 위해" 시청 앞 노란색의 거대한 물결

"서울 시청 갈라카는데 어데로 가야 합니까?"

을지로3가 지하철역, 대구에서 온 50대 부부가 물었다.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시청 앞에서 만난 한 방송사 기자는 "'시청으로, 시청으로...'라는 아이템으로 한 꼭지를 만들려고 한다. 지방에서 온 시민을 인터뷰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시청은 노란 물결이었다. 노사모 회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리에서 노란색 해가리개 모자와 노란색 스카프를 나눠줬다. 팔에 차는 노란색 띠,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노란색 스티커도 등장했다. 경찰이 쳐놓은 폴리스라인에는 노란 풍선이 메달렸다.

▲ 시청 앞 서울광장은 아침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으로 가득찼다.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 스카프 등을 준비해와 그를 애도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프레시안

모두 즉석에서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가슴에 스티커를 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겨진 모자는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있었다. 간혹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시민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보호 장구를 착용한 경찰들이 이동할 때마다 사람들 입에서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바삐 어딘가로 전화하고 있던 40대 여성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친구를 기다린다"며 "나는 수지에서 왔고 친구들은 속초, 수원, 안성 등지에서 10여명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청 광장 주변에는 강원도 원주, 전라북도 광주 등 출발지의 딱지가 붙은 관광버스가 경찰 버스를 대신했다.

그에게 '노란색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악어의 눈물과 차별화를 하려는 것이다. 저들이 검정색으로 빼입은 데 대해 우리 식으로 추모하겠다는 의미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가지 않고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양소를 찾는 것과 똑같은 이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집에서 골랐을 게 분명한 노란색 넥타이를 맨 30대 남성이 눈에 띠었다. 그는 "유시민 씨의 시는 참고만 했다"고 웃으며 "노란색은 떠나보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래도 있지 않느냐 '노란 리본을 오크 나무에 달아주세요'라는 제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검정색 타이와 노란색 타이 중 어떤 것을 멜까 고민했다. 노란색 넥타이를 메면 사람들이 '노사모'라고 할 것 같았다. 나는 노사모가 이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대선때 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타이를 골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11시 까지 모인 시민들을 5만 명으로 추산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말도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화면을 통해 등장하자 시민들이 야유를 보냈다. 경복궁은 엄숙한 분위기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적어도 서울 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은, '시민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선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표현대로 "자책감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오전 11시께 이명박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자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은 일제히 큰 소리로 야유를 보냈다. ⓒ프레시안

시민 영결식이 진행되는 한편에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 시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진 것이 '쥐'를 잡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 의원은 "시민 영결식 참석은 나 혼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심이 어떻게 될 것 같느냐'고 묻자 "글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다"고 했다.

▲ 경찰은 이날 11시까지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을 약 5만 명으로 추산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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