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념 전쟁'에 불을 지필 예정이다. 특히 오는 30일 이정현 대표 취임 후 첫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도산 안창호 등이 참여한 상하이 임시정부를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정부로 주장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던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전 이승만연구원장)가 '건국절,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4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정갑윤 중진의원께서 건국절 법제화를 포함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것 또한 안전행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위에서 검토하고 연찬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및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문제(건국절 논란)는 야당이 쟁점화 시키지 않았느냐"며 "(연찬회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건국절 법제화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게 가정하면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냐"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갑윤 의원은 지난 17일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 교과서 전도사'로 불렸던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8월 15일을 광복절(1945년)과 건국절(1948년)로 명칭을 병기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류석춘 "안창호는 미국 국적자…임시정부는 (나라를) 임신한 날일 뿐"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있을 특강 강사로 나서는 류석춘 교수는 최근 전희경 의원이 주최한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의 건국과 그 의미를 찾아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서 "이승만은 독립 운동 내내 무국적자로 활동 했는데 김구는 중국 국적, 안창호는 미국 국적,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 국적을 모두 가진 사람"이라며 "(1919년) 4월 10일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일로 삼으면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 대부분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데 반해 중국과 소련 국적을 가진 사람들 중에선 북한 정통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류 교수는 이같이 주장하며 "6·25 전쟁으로 상징되는 이념 대립이 1919년 당시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이념을 따지지 말고 합작해서 대한민국을 독립시켜보자는 생각으로 모인 것이고 48년으로 가면서 중국 소련 국적 가진 사람들은 남한보다 북한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즉 1919년을 건국일로 삼을 경우, 남북한이 모두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남한만이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1948년을 건국절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1945년 이후 전개된 남북 분단 상황을 과거인 1919년으로 확장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북한에 대한 '거부감'으로 1919년 건국 의미를 축소시키는 모양새인데, 결국 '이념 대결'의 색깔론을 상하이 임시정부에까지 씌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류 교수는 "일부 이상한 사람들이 1919년 건국설을 주장한다"며 "부모가 눈이 맞아 연애를 하고 사귀다가 거사를 치르고 자궁에 정자가 자리를 잡고 일정 기간이 지나 태어나야 그날이 생일인데 1919년은 임신한 날일수도 있고 연애를 한 날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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