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전 대표, 천정배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도 왔다. 여권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이 참여했다.
추도식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추도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성 영상 상영, 헌화,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 이 순간 우리가 겪는 민생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평화의 위기 앞에서 당신께서 보여주신 혜안과 리더십이 더욱 절실하기만 하다"는 내용의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성 영상이 나오자,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추미애 후보, 이정현 대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추도식이 끝나고는 여야 정치인들 모두 '김대중 정신'을 기리는 발언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추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한 후 상대편, 북한까지도 다 끌어안는 정치를 하셨다"면서 "지금 국민을 네 편, 내 편 나누는 편 가르기 정치가 국민에게 절망을 주고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가 다시 간절하게 그립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편 가르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금 국가는 큰 위기 상황인데, 남북 관계, 외교 문제, 경제 문제,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난국이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혜안이 그립다"며 "많은 어려움이 우리 앞에 직면해 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기신 말씀과 원칙들을 명심해서 위기와 난국을 꼭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와 나란히 앉았던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 통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상 '후보 단일화' 발언을 해 안 전 대표와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는 야권이 서로 경쟁했지만, 내년 대선에서는 정권 교체를 위해 다들 뜻을 함께하게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대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방식이든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 교체를 해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후보 단일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안철수 전 대표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현충원을 떠났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대해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국민의당뿐만이 아니라 모든 정치인과 국민이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 특히 햇볕 정책에 대한 계승 발전을 바란다. 그 중심에서 우리 국민의당이 역할을 하겠다"고 발언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호남 출신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제 정치의 모델이었고, 많은 것을 본받고 싶은 위대한 정치인"이라며 "특히 호남에서 유명한 정치 지도자"라고 추모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내가 옛날에 기자 시절에 동교동을 출입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랑도 많이 받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와도 악수와 인사만 나눴을 뿐, 별다른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추도식이 끝나고 기자들이 김종인 대표의 이후 역할을 묻는 질문을 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웃으며 답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유가족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내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아들인 김홍업, 김홍걸 씨가 자리했고,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은 참석하는 대신 화환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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