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검찰 개혁의 방안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리'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18일 공개한 경찰청장 인사 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를 보면, 이철성 후보자는 "현 수사 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은 과도한 검찰권을 재편하는 것"이라며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사'가 담당하는 경.검 수사, 기소 분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이철성 후보자는 그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검찰은 수사권, 수사 지휘권, 영장 청구권, 기소권 등을 모두 보유하여 형사 사법 전반에 걸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권한 남용, 전관 예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성 후보자는 수사권 분리와 관련해 "경-검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제는 경-검 당사자 간 논의보다는 국회 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제3의 논의 기구를 통해 수사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철성 후보자의 이러한 소신은 경찰 내 오랜 숙원 사업을 바탕으로 한 발언이다. 전임 강신명 경찰청장 또한 후보자 시절이었던 2014년 8월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해 "임기 내 매듭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검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의 주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서 금태섭 의원은 검찰 개혁 방안으로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 반대했다. 공수처 설치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리가 더 근본적인 대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금태섭 의원은 당시 의원총회에서 "경찰은 수사할 때 견제를 받지만, 경찰과 똑같이 직접 수사를 하는 대한민국 검사는 아무런 지휘나 견제를 받지 않는다"며 "대안은 검찰의 권한을 축소해서 직접 수사를 못 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이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은 "어떤 분들은 경찰을 믿기 어려워서 이게 안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검찰 개혁을 못 하는 것"이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태섭 의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신설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공수처 신설을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에 공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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