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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광우병 '광란'은 일부 세력이 벌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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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광우병 '광란'은 일부 세력이 벌인 일"

"미국은 '사실'과 '생각' 구분할 줄 아는데…"

미국산 쇠고기 파동 끝에 낙마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광란', '히스테리', '공포' 등의 단어를 써 가며 '촛불민심'에 대한 적개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발간된 <월간조선> 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가족들과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한 관광객이 사인을 요청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광우병 광란은 일부 세력들이 중심이 돼 벌인 일이지, 광우병에 대한 지식을 갖고 이는 무언의 다수는 사실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얼굴을 가리기 위한) 삿갓을 준비하려고 했다"는 정 전 장관은 이 일화를 두고 "삿갓을 사지 않아도 되겠더라"고도 했다.

"'매국노' 연호하는 광기에 찬 눈빛들…공포를 느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6월10일 시위 현장을 찾았다가 시민들의 항의 속에 발길을 되돌렸던 일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현장에서 조금 공포 비슷한 것을 느꼈다"며 "저를 행해 매국노라고 연호하는 눈빛들이 광기에 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 지난 5월 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정부고시를 발표하고 있는 정운천 전 장관. ⓒ뉴시스

MBC <PD수첩>에 대해서도 "(MBC의 사과방송은) MBC라는 기관이 한 것인지 그 프로그램을 만든 주체들이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PD 등 관련자들은 MBC의 사과에 반발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MBC <PD수첩>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가 끝난 뒤 검토할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겨 뒀다.

정 전 장관은 "<PD수첩>의 보도로 국민들의 의식 속에 미국산 소는 광우병에 걸린 소가 돼 버렸다"며 "주저앉는 소에 광우병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광우병 공포국가'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허위와 과장으로 우리 사회를 이토록 비정상적으로 폭발시킨 책임은 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시작된 후 나라의 기강이 무너졌다"며 "국제적으로는 신뢰도 잃고 망신도 당했는데, 이를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무직에 있는 사람이 꼭 잘못해서 떠나느냐"

촛불정국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 정 전 장관 자신이 대국민 사과를 했던 것에 대해서도 그는 "협상이 크게 잘못됐기 때문에 사과를 한 게 아니다"고 항변했다.

정 전 장관은 "협상은 국제기준에 맞춰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사과를 한 것은 이유야 어쨌든 민심을 화나게 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PD수첩>이 인간 광우병으로 죽은 것으로 보도한 아레사 빈슨은 미국인이고, 6만4000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쇠고기 리콜사태가 일어난 곳도, 주저앉는 소의 동영상이 나온 곳도 미국"이라며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 집단적 광우병 공포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과 생각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산 정상에 올라갔다 온 100명 중 목소리가 큰 한 사람이 '정상에서 내려 본 서울은 온통 불바다였다'라고 하면 100명 중 한 명의 생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은 온통 불바다였다'는 생각만 남게 된다"며 "우리 사회에 히스테리처럼 몰아닥친 광우병 공포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논란 끝에 자신이 5개월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난 일에 대해서도 "꼭 잘못해서 떠난 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 전 장관은 "아쉬움이라면 몰라도 억울하다는 마음은 정말 없다"면서도 "정무직에 있는 사람이 꼭 잘못을 해서 떠나느냐.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 거니까 물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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