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과 졸업생 5000여 명이 10일 저녁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규모 학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경찰의 학내 폭력 진압 사태의 책임자인 총장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총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날 오후 8시부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휴대전화 불빛을 켠 채 교정을 행진했다. 이후 이화캠퍼스컴플렉스(ECC)에서 집회를 열고 9시 30분 경 해산했다.
이화여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두고 내홍을 겪었다. 학생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노린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며 반대에 나섰고, 학교 측은 '평생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내린 결정'이라며 강행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추진 계획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고, 이틀 뒤인 30일 경찰 1600명이 학내에 진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잉 진압 논란과 함께 최 총장이 직접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병력 투입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새 국면을 맞았다. 졸업생들이 학생 측에 가세했고, 이화교수협의회와 인문대 교수 40여 명이 이달 1일과 2일 연이어 졸속 추진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최 총장은 결국 3일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백지화를 발표하고, 5일 경찰 측에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을 냈지만 사태 진화에는 역부족이었다. 학생들은 점거농성을 풀지 않은 채 최 총장이 9일까지 사퇴할 것을 요구했고 최 총장이 사실상 거부하자 이날 대규모 학내 시위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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