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비박 진영이 주호영 후보로 단일화했지만, 친박계 이정현, 이주영, 한선교 등 세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전당대회 레이스 완주를 다짐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 34만 7500명 중, 오는 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릴 전당대회장에서 투표를 할 대의원 9100여 명을 제외한 33만8000여 명의 투표가 7일 전국에서 시작됐다. 친박계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판세는 알수 없다. 대체로 이정현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비박 진영의 세 후보 지지율이 온전히 모아진다면 결론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K 출신 비박 주호영 "친박 패권주의 퇴장 명령해 달라"
비박 진영은 이날 공세를 펴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정병국, 김용태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 패권주의 청산과 당 혁신이라는 더 튼 대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힘을 하나로 모았다"며 "새누리당이 혁신의 새출발에 서서 정권재창출로 나아가는 전당대회를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동안 국민 여론에 힘입어 패권의 주역들이 출마조차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패권주의는 종말을 고하는 듯했지만 사멸할 듯했던 친박 패권주의가 지금 다시 살아나려 하고 있다"며 "장막 뒤에 숨어 자신의 대리인을 정하고 이른바 '오더 투표'라는 시대착오적 구습으로 마지막 남은 기득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친박 패권주의 청산 없이는 그 어떤 혁신도 공염불에 불과하며, 정권재창출의 희망도 살려낼 수 없다"며 "대통령을 팔아가며 회유와 협박, 호가호위를 일삼던 세력이 마지막 남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또다시 장막 뒤에서 공작적 행태를 벌이는 친박 패권주의를 향해 퇴장 명령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
이들은 "당 혁신의 새 출발을 약속하는 전당대회의 결과가 '도로 친박당'이라면 막장공천에 진저리를 쳤던 국민은 우리당을 완전히 외면할 것"이라고 당원들에 호소했다.
박 대통령의 '내시' 이정현, 친박 대표주자로 부상?
이번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두 지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 대표 선수가 박 대통령에게 돌아선 비박 진영의 주호영 후보라는 점, 그리고 단일화에 실패한 친박 주류 진영의 위기감에 의한 '후보 밀어주기' 투표 성향 등이다.
전문가들은 친박계 3인 후보 중 이정현 후보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한다. 여권 내부에서는 친박계 후보가 난립 상황이지만,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될 후보'를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이정현 후보는 거침없다. 그는 지난달 9일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나를 '대통령의 내시(內侍)'라 불러도 부인하지 않겠다"며 박 대통령 수호자를 자처했다. 친박계이면서 호남 비주류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실제 이 후보는 TK와 PK(부산.경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고루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부에서 이 의원을 밀어준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에서 폭발력을 갖고 있는 비박계가 TK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주호영 후보를 대표 주자로 선정했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무성 대표, 유승민 의원 등이 물밑 지원을 한다면, 수도권과 TK를 기반으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전당대회는 레임덕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느냐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박 대통령은 금주 중에 8.15특사 명단을 발표하고, 전당대회 후에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국 반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드 '말 바꾸기' 논란으로 자충수를 둔 박 대통령에게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친박계가 당권을 잃게 될 경우 박 대통령이 결과를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당은 두 갈래로 쪼개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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