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정권세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관측해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10일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받을 때만 해도 20년 가까이 후계자 수업을 받았는데 지금 아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며 "이번에는 그렇게 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후계 구도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 관계자는 "후계 구도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아무나 시키면 그 다음 날부터 일제히 시스템이 돌아가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상태와 관련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김정일 위원장의 상태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인데,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북한 군부의 이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외신은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해 당사자니까 섣불리 말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남북문제에 있어선 우리 언론이 외신보다 앞서가는 게 맞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상황은 계속 체크하고 있지만, 얼마나 정확한 지는 모르는 게 아니냐"며 "정부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남북관계에 대해 아무런 고민이 없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를 다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분하며 이 같이 말했다.
李대통령, '김정일' 언급없이 '대화·개방' 강조
이명박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해선 지극히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주지역 평통자문위원 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해 늘 인도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의 대북정책을 원론적인 측면에서 재차 강조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와 관련해선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형편이 어렵지만 동족이기 때문에 우리가 힘을 써서 남쪽이 도와야 한다는 데는 남쪽, 5000만 국민이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바뀌고나니 요즘 대화가 뜸하다"면서 "정권 초기에 탐색전을 하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런 탐색전은 필요없다고 본다"며 "우리가 남이가? 탐색하게…"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도와주고도 고맙다는 소리를 못 듣고, (북한은) 당연히 도와주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다보니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고, 섭섭하다는 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배고픈데 온 세계가 걱정하는 핵을 만들어 온 세계를 시끄럽게 만드니까…, 그걸 어디다 쓸려고…"라면서 "돈들여 만들었으니까, 그냥 없애라는 것도 아니고, 서방국가가 보상도 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특유의 '북한 개방론'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조금만 문을 열어주면 몇 년 안에 북한도 변할 것"이라면서 "개방하면 10년 안에 3000달러도 가능하다. 이 수준은 냉장고, 세탁기를 들여놓고, 승용차도 사고싶어지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 통일하기도 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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