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도모미 신임 일본 방위상이 출근 첫날부터 극우 본색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나다는 4일 과거 전쟁이 침략 전쟁이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침략인가 침략이 아닌가는 평가의 문제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의 인식과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의 2013년 국회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아베 총리는 임기 첫해인 2013년 4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며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해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중국 난징 대학살 희생자 수에 대해선 "상징적 사건으로 돼 있는 100명 참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30만 명, 40만 명이라는 수가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한 뒤 "수가 얼마였는지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난징대학살 때 일본군 장교가 누가 먼저 100명의 목을 베는지 경쟁했다는 일본 언론의 과거 보도를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3일 단행한 개각을 통해 자민당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이나다 방위상을 발탁하면서부터 이 같은 논란은 예고된 것이었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 "(신사 참배는)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간다거나 안 간다거나, 가야한다거나 가면 안 된다거나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아베 내각의 일원으로서 적절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나다는 매년 동료 의원들과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강성 우익의 시각을 대변해 온 인사다. 지난 2012년 월간지 인터뷰에서는 "야스쿠니 신사의 영령을 달래지 않으면 안전보장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일본의 평화헌법인 '헌법 9조'에 대해서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본에선 이나다의 방위상 발탁을 '포스트 아베'를 노린 포석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첫 여성 총리감으로 꼽아온 이나다에게 경험을 쌓게 할 목적으로 내각에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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