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 후보는 4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와 관련해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사드 재검토를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협의해 국회의장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국회 비준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공약했다.
송영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약 설명 기자회견을 열고 "야 3당과 정책 공조를 통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청와대에 사드 배치 국회 비준 동의서를 요청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국회 비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후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인터넷 기자단과 한 오찬에서도 사드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 중에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 스스로 자기 지역에 사드를 배치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해야 한다"면서 "사드에 찬성하는 유승민 의원부터 자기 지역구에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써주는 대로 읽지, 군사 지식이 뭐가 있나"라며 "사드를 배치해도 대통령이 통제할 수 있나? 대한민국은 전시 작전권, 스스로 주권을 포기한 유일한 나라인데, 부끄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영길 후보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부시 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는 점을 들며 "사드를 배치해도 반미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드의 실효성은 없는데 북한만 신났다"면서 "이런 식으로 가면 중국 시진핑 주석-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 회담이 곧 올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다 놓치는 외교"라고 주장했다.
대선을 앞두고 중도표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도는 이도 저도 아닌 절충이 아니다. 어떤 분야는 진보 개혁적으로 하고, 어떤 분야에서는 경제를 살리자고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나는 독소 조항을 완화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더라도 불가피하게 해야 한다고 봤다. 그런 면에서는 보수적인 분도 공유할 수 있는 스탠스를 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온라인 최고위원' 제도 도입을 공약한 그는 이른바 '친문재인계'를 겨냥한 듯 "온라인 당원이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들만의 정권', '환관 정치'라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시스템과 당이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통합' 공약에 대해서는 "(대선 때) 어부지리를 줄 것이냐, 야권 통합으로 갈 것이냐 해서 정면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 보궐 선거에서 더민주가 지면 (정권을 교체할) 무슨 힘이 있겠나? 이겨야지 통합의 힘을 만들 수 있고, 그 힘은 호남에서 나온다. 송영길이 당 대표가 되면 공세적으로 국민의당에서 호남 표심을 갖고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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