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문제 등으로 수차례 미뤄진 세월호 선수(뱃머리) 들기 작업이 이르면 26일 재개된다고 해양수산부가 22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SSC)은 전날 오후부터 시작한 사전 작업을 25일까지 마무리하고 26일이나 27일 본격적인 선수 들기 공정을 시도한다.
선수 들기는 세월호 인양의 핵심이자 난도가 높은 공정으로, 안전을 위해 파고가 높을 때는 추진하지 않고 파고 1m 이내에서만 할 수 있다.
선수를 장시간 들고 있어야 해 파고가 높을 경우 작업을 시도하면 물 흐름이 선체나 각종 자재를 손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잠수 작업은 유속이 느린 시기를 노리면 대조기(2∼3시간)에도 가능하나 소조기(10시간 내외)보다 작업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상하이샐비지가 기상정보를 받는 호주의 해양기상예보 전문업체 OWS에 따르면 25일께부터 4∼5일가량 이어지는 이번 소조기에는 기상 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예측됐다.
선수 들기가 예정된 26∼27일에는 파고가 1m 넘어갈 수 있다고 예보됐으나 해수부는 작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시도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선수 리프팅빔 삽입 작업이 이달 말까지 완료되고 선미 리프팅빔 삽입(8월 초), 리프팅빔·리프팅프레임 와이어 연결(8월 중), 리프팅프레임·크레인 후크 연결(8월 말 또는 9월 초) 등 후속 공정이 이어진다.
이어 세월호의 수중 인양과 플로팅독 선적(9월 중), 목포항 철재부두로 이동·육상거치(9월 중) 등의 작업이 차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지난달 12일 세월호 선수를 2.2도(높이 약 4m)가량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다음 날 새벽 파고 2m의 강한 너울이 밀려오는 바람에 공정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쉽게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공정 중단 당시 파고를 관측장비 없이 목측(目測)한 것을 문제 삼았다. 2m 높이의 파도를 증빙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파고는 예측을 통해 작업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지 선수 들기 작업 중 선체에 영향을 미쳐 실시간으로 관측해야 하는 요인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현장의 너울성 파도 등을 보다 정밀하게 관측하여 작업에 활용하기 위해 파고계를 지난달 말 인근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너울성 파고를 예측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영국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박사의 말을 빌려 "어민들이 느끼는 너울과 인양 작업에 영향을 주는 너울은 성격이 다르며, 이런 너울이 어느 정도 주기에 어떤 규모로 생길지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후에 선체를 절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위 의원 측 주장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논의한 내용은 대규모로 절단한다는 것이 아니라 선체가 옆으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미수습자를 수습하려면 어느 정도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선체 정리 과정에서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핵심 증거는 훼손 없이 원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진상규명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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