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진보 성향 대법관이 빠져나갈 자리에 보수 성향 대법관 후보자가 추천된 모양새다. 대법원의 지나친 보수 편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21일 양 대법원장이 헌법 104조2항에 따라 박 대통령에게 오는 9월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김 교수를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김 교수가 전문적 법률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국민의 권익 수호 및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인품과 경륜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하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북 임실 출신으로, 명지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8기다. 1992년 판사로 시작했지만 3년만에 법복을 벗고 교수가 됐다. 사유재산권 등을 다루는 민법 전문가다. '50대, 남성, 서울대' 인사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임명 동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진보 성향 대법관 후임, 보수 성향으로 메우기
김 교수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이인복 대법관은 보수적인 대법원 안에서 소수 의견을 많이 제시해온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의 인사로 분류된다. 이 자리를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메운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대법관을 두 명 더 임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017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이상훈 대법관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만약 이 자리에도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면, 대법관 12명(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제외)은 모두 보수 성향으로 채워질 우려가 발생한다. (☞관련기사 : 보수 편향 대법원 바꾸자…다음 대통령은 못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6년)가 2017년 9월까지임을 감안하면, 후임 대법원장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에는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대통령은 '15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가진 40살 이상의 사람' 가운데 대법원장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임기 5년의 차기 정부는 대법원장을 임명하지 못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