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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넥슨 게임 속 여성들은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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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넥슨 게임 속 여성들은 이 모양인가?

[사회 책임 혁명] 지나친 성 상품화 유감

최근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게임 '서든어택2'가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무려 3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게임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게임의 질도 떨어질뿐더러 여성 캐릭터의 지나친 성적 대상화와 선정성도 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든어택2'는 총격전 게임이지만, 여성 캐릭터의 지나친 노출과 게임 중 볼 수 있는 그들의 자세는 이 게임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 '서든어택2' 중.


'서든어택2'의 캐릭터들은 다리를 벌리고 죽기도 하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죽기도 한다. 이 때, 여성 캐릭터의 짧은 바지는 그들로 하여금 성적인 장면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몰래카메라와 같은 범죄가 연상되기도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이미 '여성 캐릭터가 죽으면 다들 게임을 멈추고 달려가 구경하기에 바쁘다.', '친구끼리 한 명은 여성 캐릭터, 한 명은 남성 캐릭터를 고른 후 밑에서 속옷을 훔쳐보기도 한다.', '어떤 게임 유저는 죽은 여성 캐릭터의 가랑이 사이로 총을 쏘고, 칼로 난도질하기도 한다.'라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 '서든어택2' 중.

뿐만 아니다. 논란이 되는 모습은 또 있다. 바로 여성 캐릭터가 가슴을 난간에 걸친 채로 죽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이는 '서든어택2'가 얼마나 여자의 가슴 물리엔진에 신경을 썼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시선도 등장했다. 이때 말하는 '물리엔진'이란 강체동역학(충돌 감지 포함), 연체동역학, 유동역학과 같은 단순한 특정 물리 시스템을 최대한 시뮬레이션하려고 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사실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 문제는 다른 게임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최근 돌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도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 문제에 휩싸인 적이 있다. '트레이서'라는 여성 캐릭터의 승리 포즈가 캐릭터의 특성과 맞지 않고 단순히 섹스 심볼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이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과민반응이다, 아니다를 두고 논란이 지속됐다. 블리자드 측은 "우리는 '모두가' 강하고 영웅적인 느낌을 받길 원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로 인해 불편하거나, 존중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길 원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블리자드에 따르면 문제가 제기되기 이전에 이미 이는 캐릭터의 특성과 관련이 없는 것 같아 수정할 계획이었으며 실제로 트레이서의 승리 포즈는 수정되었다.

게임 속 선정적인 여성 캐릭터는 게임 주사용 층인 남성의 수요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일까. 이와 관련해 NC소프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이 북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화를 공식 블로그에 공개했다. 담당자 주보경 과장의 말에 따르면 '북미 담당자들이 왜 여성 캐릭터들은 노출이 심한 편인데 남성 캐릭터는 그렇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또한, 북미 측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시스루 옷을 입었으면 남성 캐릭터에게도 똑같이 시스루 옷을 입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노출을 하려면 남녀 캐릭터 모두 하거나, 둘 다 하지 말아야할 것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북미 담당자들은 '여성 캐릭터의 가슴을 부각시키려면 남성 캐릭터의 사타구니도 함께 부각시켰으면 한다. 꼭 그렇게 수정되기를 원한다기 보다는 그만큼 여성성과 남성성이 같은 레벨로 강조되길 희망'하기도 했다. 또한, 블소에서는 캐릭터 개개인의 얼굴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데 이 때 주름살 역시 조정할 수 있다. 본래 남성 캐릭터는 3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반면, 여성 캐릭터는 오직 1단계로만 조정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북미 측에서는 남녀 모두 동일한 단계로 주름살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에 따르면 교태 어린 몸짓이 여성 캐릭터의 전유물인 것도 북미 담당자들을 의아하게 만든 부분이었다. 블소의 캐릭터들은 모두 전투족인데, 왜 남성 캐릭터는 전투족에 어울리는 무뚝뚝하고 근엄한 태도를 지닌 것에 반해 여성 캐릭터들은 교태를 부리냐는 것이었다.

▲ NC소프트 공식 블로그.

이와 같은 블소의 일화는 게임 주사용 층이 남성이기에 여성 캐릭터의 과도한 성적 대상화가 수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주장이 핑계임을 반증한다. 같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판과 북미판의 성차별적 모습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이것이 그 사회의 문화를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게임 시장에서의 '자연스러운 성 상품화'는 여성만, 가슴만, 엉덩이만 통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정말 '자연스러운 것'일까? 어쩌면 이것은 게임 시장에서 오랫동안 만들어낸 지독하도록 인위적인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 필자 이산후ⓒ이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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