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물류사업 부문을 떼어내 삼성물산과 합병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동안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삼성SDS 물류부문의 삼성물산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던 터라, 이번 발표가 향후 삼성그룹 사업재편 방향과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S는 18일 기타경영사항 자율공시를 통해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 방안과 관련해 물류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분할 이후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검토한 바 없으며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다만 "현재 외부기관의 자문 등을 통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SDS의 사업분할·매각·합병 가능성을 두고 ▲ 물류 업무처리 위탁사업부(BPO)만 분리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 ▲ IT사업부를 삼성전자에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 ▲ 물류사업을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해 물적분할하는 방식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하지만, 삼성SDS는 비교적 확고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서는 분할을 검토하는 건 맞지만, 사업부문을 떼어내 다른 회사에 매각하거나 그룹내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분할을 검토하는 와중에 여러 억측이 나돌았기 때문에 회사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려고 다시 자율공시를 한 것"이라며 "분할을 한다면 인적분할을 통해 물류사업 부문을 대등한 지위를 갖는 별도 회사로 만들겠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즉, 삼성SDS가 분할되면 IT솔루션을 하는 기존 회사와 물류사업을 하는 별도 회사의 양대 회사 체제로 바뀐다는 뜻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주들은 분할되는 신설회사에도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주주권의 제약은 없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분할되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보유해 자회사 형태로 두게 돼 기존 주주의 권한이 제약되지만, 인적분할은 주주가 신설회사에서도 지분율대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이 물류사업 분할 방안에 집단 반발하면서 소송전과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이번 공시가 나오게 된 하나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이번 공시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미 "삼성SDS 물류부문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삼성그룹에서도 삼성SDS의 경영상 판단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거론됐던 삼성SDS 물류부문 합병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뚜렷한 미래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물류부문 합병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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