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 후보지로는 경상북도 칠곡이 유력한 장소로 떠올랐다고 5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는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가 2일부터 한국에 머물며 청와대, 외교부 당국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MD 담당 실무 책임자인 그가 방한한 이유는 사드 배치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해 이 신문은 정부 소식통이 "사드를 한반도 전역에 깔아 놓고 어느 지점에서 가장 잘 막고, 가장 넓은 영역을 막아내는지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최적의 배치 위치는 경기 평택, 충북 음성, 강원 원주, 부산 기장이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한미가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던 그 외의 나머지 지역인 경북 칠곡 일대가 최적지로 결론이 났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같은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된 것은 국방부에서 설명할 것"이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최근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4일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밝혔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사드는 안보상 필요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최근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이 기술적 진전을 보이면서 괌 타격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미군 입장에서도 사드 배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둘째, 경북 칠곡 배치가 기정사실화된다면, 극심한 지역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TK(대구.경북) 지역 민심은 최근 신공항 백지화 문제로 큰 상실감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기피 시설' 혹은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사드 레이더가 경북 칠곡에 배치된다면 국내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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