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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역습 클린디젤'의 유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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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역습 클린디젤'의 유일 대안?

[함께 사는 길] 이브(EV)는 과연 착한가

최근 폭스바겐 스캔들로 시작된 디젤차 배출가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폭스바겐을 비롯한 디젤차 제작사들이 여러 속임수를 동원하여 디젤차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했을 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조작이 아니더라도 현행법에서 정하고 있는 제작차(신규 판매차) 배출허용 기준을 실제도로 주행 시에는 최대 20배 넘게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 발생이라는 국내 대기오염 문제가 오버랩되면서 디젤차가 미세먼지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전기차 보급 확대가 디젤차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대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 상황과 현실을 보면 전기차 보급 확대가 당장의 대안이 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함께사는길

우선 자동차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전기차 제작 기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기차 제원을 보면 배터리 기술의 발달에 따라 조금씩 기술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4000만 원이 넘는 차량가격에 비하면 아직은 차량 성능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충전시설의 미비로 인하여 실제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감안한다면 완전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또한 정부가 밝힌 2020년까지 2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1200만 원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과 완속충전기 지원비 400만 원을 그대로 보급목표 대수로 계산하면, 앞으로 5년간 약 3조7000억 원이 소요된다. 결국 2020년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를 2000만 대로 가정해 볼 때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자동차 1퍼센트에 불과함에도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야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에 필수적인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원과 늘어날 전기에너지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주요 에너지원은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통한 전기에너지 공급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비하면 아직은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결국, 자동차 연비로 대변되는 에너지 효율성(Tank to Wheel) 측면에서는 전기차가 타 차종에 비해 우수하지만 전체 에너지원의 채취, 발전설비 운영 등 에너지 전환에 소요되는 에너지 등 전체 에너지 효율성(Well to Wheel) 측면에서 전기차가 타 차종에 비해 월등한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홈페이지 갈무리.

2015년까지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는 총 5767대이고 환경부의 2016년 전기차 보급목표가 8000대임을 감안해 계산해도 전국적으로 약 1만 대 정도의 전기차가 보급된 상황에서 전기에너지 충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전기차의 성능, 충전소 설치 현황 등 전기차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도시지역(제주도를 제외하고)의 출퇴근용, 업무용 등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도 전기에너지 수요가 높은 수도권과 같은 도시지역에 집중적으로 전기차가 보급될 경우 급격한 충전 수요 확대와 전기에너지 부족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정밀 예측자료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또한 늘어날 전기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해 원자력 의존도를 높인다거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게 된다면, 탈핵사회로의 전환에 반하게 되며 미세먼지 오염 가중이라는 또 다른 환경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함께사는길

마지막으로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예측과 전기차가 현재의 자동차 소비 수요 중 어떠한 부분을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전기차 보급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장점이 있는 전기차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수단, 예를 들어 레저나 여행 등의 자동차 이용 수요를 충족시키 위해서는 전국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도시형 교통수단이나 1인용 전기차 등 대안적 교통수단으로서의 보급 확대가 바람직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전기차 보급 확대의 명분은 대기오염 배출이 없는 교통수단이라는 점과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기오염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대부분 자동차 기술에 의존하고 있을 뿐 전체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교통수요관리 정책이나 오염물질 과대배출 차량에 대한 운행제한 제도와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은 전체 교통량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줄어든 교통수요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체수단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차 보급 확대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으며 경유차 배출가스 스캔들의 예처럼 배출가스 기준의 강화가 실제로는 더 많은 대기오염 배출을 유도하는 모순된 정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바로 가기 :
<함께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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