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팔아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존 리(48)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전 대표가 22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8일 오전 귀가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조사실을 나온 그는 '제품 부작용 알게 된 뒤 어떤 조치를 했나', '희생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등의 질문이나 요청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급히 청사를 빠져나갔다.
존 리 전 대표는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15시간에 걸친 1차 조사 후 두 번째 소환이다.
검찰은 조사할 분량이 많은 데다 모든 진술 내용을 통역하는 작업을 거쳐야 해 통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존 리 전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이지만 우리 말을 거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현우(68·구속기소)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검찰에 따르면 존 리 전 대표는 가슴 통증·호흡곤란 등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도 "제품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9일께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존 리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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