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에 양보하는 대신 국회의장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 방안을 두고 "꼼수"라고 반발하면서 원 구성 협상은 한동안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로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여소야대 정신에 맞게 야당 출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타당하다 본다"면서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잘 작동하도록 집권당이 야당들에 양보할 차례"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운영위원장, 예결위원장, 법사위원장 가운데 하나를 새누리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법사위원장을 내주기로 한 발 물러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그동안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야겠다고 주장한 것은 현재 야당인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고, 특정 당이 운영위, 예결위, 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20대 국회를 법에 정해진 시점에 개원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의 ‘더민주 국회의장-새누리 법사위원장’ 양보안에 대해서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꼼수도 그런 꼼수가 없다"면서 반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는 "지난 5월 30일 삼당 수석 간의 협상에서 더민주는 국회의장을 더민주가 가져가면 법사위를 주는 대신에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달라고 했다"면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야당의 꼼수에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감시하는 운영위원회,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원회, 법률 통과를 다루는 법사위원회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또 그간 국회의장 몫을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주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 국회의장도 새누리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협상 방향을 바꿨다.
새누리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국회의장 몫을 요구하는 배경을 두고 국민의당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협상권이 없지 않느냐"면서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았을 것"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 부대표는 "더민주의 원 구성 목표는 28년 만에 법정 기한(6월 7일) 내에 국회를 출범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에 20대 원 구성 협성을 위한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문을 걸어 잠그고 하는 비밀회의)를 제안한다"고 원 구성을 위한 무제한 협상을 벌이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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