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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석 '공룡 여당'의 운명…MB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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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석 '공룡 여당'의 운명…MB에 달렸다

[전망] '보수독재'와 '촛불민심'…박근혜는 과연 승자?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친박 의원 무조건, 일괄 복당' 결정을 내림으로써 한나라당의 의석은 곧 180석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216명의 의원을 보유했던 민자당 이후 최대의 '공룡여당'이 탄생하는 셈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전체의석은 153석. 여기에 △ 친박연대 13석 △ 친박무소속연대 12석 △ 이른바 '친여 순수 무소속' 5석 을 합하면 183석이다. 국회의장이 되면서 당적을 잠시 버린 김형오 의원을 빼도 182석이다.

81석의 민주당, 18석의 자유선진당, 5석의 민주노동당, 3석의 창조한국당을 크게 압도하는 숫자다. 게다가 최근 관계가 호전되고 있는 선진당을 합하면 보수정당의 의석은 개헌선(200석)을 넘는다. 이로써 이명박-박근혜 사이의 '보수 내전'도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 ⓒ연합

하지만 '거대 한나라당호'의 미래가 밝다고만은 보기 어렵다. 한나라당의 덩치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의 괴리가 커질수록 위험부담도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이 괴리가 깊어질수록 '여당 안의 야당'인 친박진영도 '다른 마음'을 품기 쉽다. '한지붕 두가족'의 운명은 결국 이 대통령에게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무리수 던지는 순간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

한나라당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다. 총선 직전 한나라당이 내심 바랐던 이른바 절대과반(전 상임위원회에 과반 확보가 가능한 의석)인 168석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헌법 개정만 빼고는 못 만들 법도, 못 막을 법도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마음대로 칼을 휘두르기는 쉽지 않다. 지난 두 달 간의 촛불 정국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거대 여당 앞에 야당이 무력할 때 거리로 뛰쳐나간 성난 민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한나라당은 뼈저리게 맛봤다. 대운하, 각종 민영화 등 논쟁적인 사안을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촛불이 더 거세게 타오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권 핵심부'가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상존한다. 예컨대 나경원 의원이 '보혁갈등의 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언론정책 등이 대표적 예다. 민영화 정책이나 교육정책도 뜨거운 감자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리더십이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지율은 통치불능의 마지노선인 20% 대에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대통령과 공룡여당이 힘의 논리에 입각해 민감한 이슈를 공격적으로 다룰 경우 민심과 여권 사이의 괴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의 롤모델은 '민자당의 김영삼'?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격화될 경우 뇌관은 역시 친박 진영이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박근혜의 차기 집권' 사이에는 교집합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박 전 대표의 복심인 유승민 의원은 18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신청서의 '향후 의정활동계획'란에 "대운하 반대"를 써넣은 바 있다. 일괄복당이 확정된 10일 박 전 대표 측의 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조하겠지만 민심을 거스르는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휩쓸려 가면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김형오 국회의장이 "18대 국회 전반기에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한 개헌 문제도 한나라당의 위험 요인이다.

개헌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도 제대로 안됐지만 한나라당 주류는 물론 자유선진당 등을 포함한 보수진영은 대체로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 분산'을 골자로 하는 권력구조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권에 대한 욕구와 자신감이 강력한 친박진영의 생각은 다르다. 4년 중임제 개헌 쪽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한국정치사에서 대체로 내각제 개헌은 단독 집권 가능성이 낮은 쪽에서 제기됐다. 차기 집권에 대한 친이 진영과 친박 진영의 각오와 자세가 벌써부터 차이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차이는 그대로 한나라당의 위험요인으로 직결된다.

현재 한나라당내 친박 의원의 숫자는 30명 안팎이다. 친박 의원들의 복귀시 이 숫자는 60여 명으로 늘어난다. 친이 주류진영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숫자지만 '장수가 없는 다수'와 '장수 있는 소수'의 파괴력은 숫자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박 전 대표 진영의 한 인사는 "민자당 시절에도 숫자만 많았던 민정계와 김영삼이라는 확고한 리더쉽을 갖춘 민주계 싸움이 어떻게 종결됐나. 결국 김영삼이 민자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길고 긴 친박 복당 논란의 승자가 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 총선 이후 그에게는 '복당녀'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이 하나 붙었다. 쇠고기 정국에서도 정부와 촛불 집회를 함께 비판하는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물론 최근 정국현안에 대해 입을 다물어 온 박 전 대표가 마냥 침묵을 이어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박 복당'으로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당분간 해빙 무드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운신의 폭이 좁혀진 측면도 많다. 좋건 싫건 이명박 정부의 공과 과를 함께 책임져야 할 위치에 처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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