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쳤다. 반 총장은 방한 마지막 날인 3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한국에 온 목적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을 방문하는 공식 일정"이라며 "제 국내에서의 행동에 대해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고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유엔 NGO(비정부기구)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이후 가진 회견에서 "방한 일정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또 방한 중의 활동과 관련해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한 목적은 어떤 개인적 목적이나 정치적 행보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
반 총장은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그 내용이 좀 과대·확대·증폭된 면이 없잖아 있다"며 "저도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아직도 임기가 7개월 남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제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 달라"고도 했다.
반 총장은 방한 첫날인 지난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 종료 후) 가서 고민·결심하겠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스스로 '대망론'에 군불을 더 지폈다는 평을 들었다.
또 반 총장은 주말인 28~29일에는 과거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찾아가 만나거나, 고건·노신영 전 총리 등 원로 13명과 만찬을 하는 등의 행보를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 일고 있는 '충청 대망론'과 묘하게 공명하는 일정이었다. 그가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눈길을 모았다.
반 총장이 방한 마지막 날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해 많이 추측들 하시고 보도하시는데,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람이고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고 일정 부분 선을 긋기는 했지만, 반 총장 본인이 '오해'의 재료를 충분히 공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반 총장은 이날 경주에서 NGO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방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그는 경주 모 한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비공식 오찬을 마친 후, KTX 기차 편으로 서울로 이동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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