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치관의 약화와 경제난으로 노부모 부양 인식이 옅어지는 가운데 자녀에 대한 양육책임 의식도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가족형태 다변화에 따른 부양체계 변화전망과 공사 간 부양분담 방안'(책임연구원 김유경) 연구보고서를 보면,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비율은 급감하는 반면 자녀가 대학졸업 때까지 돌보면 된다는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분석 결과 '자녀가 혼인할 때까지' 부모가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2003년 조사에서는 조사대상자의 32.1%에 달했지만, 2006년 27.0%, 2009년 23.1%, 2012년 20.4% 등으로 떨어졌다.
또 '자녀가 필요로 하면 계속'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의식도 2003년 6.3%에서 2006년 5.5%, 2009년 5.0%, 2012년 4.6% 등으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자녀가 대학졸업 때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2003년 40.2%에서 2006년 46.3%, 2009년 49.6%, 2012년 49.6%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자녀부양관이 최근 9년 사이에 많이 바뀐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사연이 2003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는 별개로 지난해 8~9월 전국 20~64세 1천명(남성 510명, 여성 490명)을 대상으로 '자녀부양에 대한 인식 태도'를 전화로 설문 조사해보니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성인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부양책임 범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자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 '결혼비용 지원(집 마련 제외)', '신혼집 마련', '손자녀 양육지원' 등 4가지 항목에 대해 5점 만점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부모책임이 낮은 것이고 높을수록 부모책임이 높은 셈이다.
조사결과, 4가지 설문항목에 대한 평균 점수는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 2.94점, '결혼비용 지원' 2.6점, '신혼집 마련' 2.59점, '손자녀 양육지원' 2.22점 등 모두 3점 이하로 남녀 성별에 상관없이 부모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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