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한 비대위원장직 수락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이유를 취재진이 묻자 "제가 그것을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많은 이들이 새누리당의 4.13 총선 패배 이유로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파동을 지목하고 있지만, 정작 계파 갈등 해소 등 당 혁신을 이끌어야 할 김 내정자는 친박계의 반발이 불거질 법한 민감한 현안 질문에는 전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김 내정자는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함께 국회 기자 회견장을 찾아 "국가가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있어 정당은 국민의 손을 잡고 그 지지를 얻어서 이러한 일을 하는 조직을 갖추고 일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또 "근래 와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이전과 같지 못한 현상이 발생하여 소위 위기 상황이 되"었다면서 "이를 신속하게 치유하고 더욱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국민의 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집권 여당이자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의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여야 불문 정당 그 자체의 목적과 기능에 대해 원론적인 설명만을 내놓은 모습이다.
이처럼 교과서적인 설명만이 이어지자 회견이 끝난 직후 취재진은 비대위원 재임명 여부,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이유, 당내 계파 청산 방법 등에 김 내정자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서도 김 내정자는 "제가 당의 일을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국위원회 추인 등의) 절차를 밟아 정식으로 일하게 되면 내용을 파악해 말씀드리겠다"라거나 "앞으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전당대회 전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만 당을 이끌게 될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저로서는 오히려 짧은 기간이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고도 답했다.
당내 계파 청산 과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당장 말하기 어렵다"고 했고,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적이 있거나 지금 당원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당원 가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내정자는 이날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던 기존의 비대위원 인선안을 "전면적으로 새로 검토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비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서는 다른 사안보다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가 내정했지만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쳐 있는 이혜훈 김영우 홍일표 김세연 등 비박계 비대위원 내정자들을 '물갈이'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다음주 초로 예정된 전국위원회 전까지 김 내정자를 둘러싸고 계파 간 신경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관련 기사 : 새누리 비대위長에 '보수 법관' 출신 김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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