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요즘 한국사회가 복잡하다"며 "지금도 혼란스럽고, 이념적 갈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동건 국제로타리 회장 및 총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나놓고 나면 결국 후퇴하지 않고 전진이 다소 늦어질 뿐이지만 결국 전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 갈등으로 시작된 '촛불정국'을 '이념적 갈등'으로 규정지은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금년은 건국 60주년, 제헌 60주년, 건군 60주년인데 되돌아보면 역사가 순조롭게 오지는 않았다"며 "전쟁도 있었고, 혁명도 있었고, 쿠데타도 있었고 별 일이 다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때마다 혼란스러웠고, 역사가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큰일이 날 것처럼 보였고, 영욕이 있었지만 후퇴하지 않고 조금씩 전진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만든 국민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치 현재의 정국도 '극복해야 할 혼란'이라는 뉘앙스다.
이 대통령은 또한 "5.18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또 우리가 전진했다"며 "IMF도 그렇게 극복했다. 기업이 앞장서고 근로자가 협조하고 정부가 위기의식을 갖고 협조했기 때문에 몇 차례 위기에도 불구하고 후퇴하지 않고 전진했다"고 말했다.
"한국 가도 괜찮느냐는 전화 많이 받는다"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투자 박람회 개막식에서도 이 대통령은 "최근 핫라인을 통해 한국에 가도 괜찮냐는 (외국인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촛불시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촛불집회 때문에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수언론의 '위기론' 주장과 동일하다.
이 대통령은 "호텔이 서울 중심지에 있어 (외국인들이 보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배석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외국인) 관광객이 뚝 떨어지고 있다"며 "서울광장이 TV에 자꾸 비쳐져 (서울에) 가도 되냐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맞장구를 쳤다.
오 시장은 "오늘 관광대책회의가 열렸는데 모두들 열심히 준비해서 보고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도 (촛불시위) 뉴스가 한번 나가면 끝"이라며 "관광객들이 서울로 오지 않고 다른 데로 간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역시 "나도 괜찮냐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광화문 교보문고 주변에 외국 대사관이 많이 몰려 있는데 이런 곳에서 시위가 계속 벌어지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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