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정부는 평화적인 집회를 통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지만, 이를 구실로 한 불법과 폭력시위는 국민들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서울 잠실의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평화시위'와 '폭력시위'를 구분하긴 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오히려 장기화되고 있는 '촛불정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느냐"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국내외 이중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법과 질서가 무시되고, 다른 한 편으로 경제난이 심화되는 안팎의 이 도전을 우리는 슬기롭게 당당하게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당원들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러분들께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느냐"며 "여러분이 만든 정부가 이렇게 비난을 받을 때 얼마나 마음이 착잡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당원 여러분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고맙고, 한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도 당원동지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민 사이에 빈 공간이 있다면, 이 자리에 계신 당원 여러분들이 메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경제살리기의 횃불을 높이 들어야 한다"며 "새 정부와 당 모두가 힘을 모으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역경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공하겠다"
현 정국에 대한 '정면돌파'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집권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역사적 부름이었다"면서 "어떠한 역경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는 것을 여러분 앞에 굳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가적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산적한 민생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전당대회를 통해 한나라당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만들어 준 대통령, 저 이명박도 새롭게 출발하는 한나라당과 함께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함께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운한 일 있더라도…이제 '우리'만이 있을 뿐"
친박진영과의 갈등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 선거와 총선은 끝났다"며 "대선과 총선과정에서 서운한 일이 있더라도 모두 잊고 새 출발을 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국민과 역사에 무한한 책임을 진 하나된 '우리'만이 있을 뿐"이라며 "오늘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가 돼야 국민이 우리에게 준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야당 생활 10년에 박근혜 전 대표를 위시한 전 당직자와 당 고문 선배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에서 드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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