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의 원인을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이) 경찰의 심리면담에서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났지만, 아직 피의자의 충분한 정신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성혐오나 조현병을 성급하게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사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씨는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질환인 조현병 진단 및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이어 "언론에 피의자의 조현병 진단과 치료병력이 집중적으로 보도됐다"며 "범죄에 대한 사회의 분노가 모든 조현병 환자들에게 향하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현병 환자가 망상이나 환청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만, 일반인과 비교해 범죄율에 차이가 없고 살인과 같은 극단적 행동은 매우 드물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는 "조현병이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꾸준히 관리하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 때문에 환자와 가족의 병에 대한 인정과 치료가 힘들어지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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