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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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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권하는 사회

[문학의 현장]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추모 시

한국작가회의 작가들이 세월호 참사, 유성기업 등 사회 현안에 주목한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자 풀리지 않는 문제를 문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들을 주제로 하는 시를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프레시안>은 매주 한 편씩 이들의 시를, 그리고 시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한 글을 올린다.

자살 권하는 사회

-현대자동차(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추모 시

건국 이래 천민자본주의 족벌 재벌은

추악한 위정자와 결탁하여
노동자 위에 군림해왔다

자본의 욕망을 헐떡이면서
해골을 감싼 너희 이마에
욕망의 썩은 기름 흐를 때
우리 노동자 이마엔 고혈 흐른다

그 욕망의 피해자는 우리 노동자
그 슬픔의 피눈물은 우리 노동자
시급 일만 원, 연봉 이천이 안 되는
우리는 하청업체 부속품

온종일 노동을 팔아
세계 굴지의 빛나는 똥구멍에
기름칠하고 조이고 닦는다
너의 욕망이 세상에 쏟아지지 않도록,

성실하고 우직한 노동자가
쏟아진 욕망에 또 자살 당했다

더는 가난하고 힘없는 민초가
더러운 욕망에 피해 보지 않도록
너의 풍선 같은 배때기를
내 작은 바늘로 찌른다

빵 터져버릴 물욕의 신이여
탐욕스런 물질 만능의 사회여

ⓒ정기훈

시작 노트

자본주의를 표방한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폐허에서 그 어느 국가보다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이다. 그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말 없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개발 독재국가를 거치면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 발전으로 많은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노동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노동착취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양산은 수없이 많은 노동자를 가난에 허덕이게 하고 족벌 재벌들은 자자손손 부의 대물림을 이어가고 있다. 최소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한국 노동시장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동자의 자살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전 근대적인 노사관계를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초들의 눈물을 보듬는 사회, 일반 시민들이 행복한 사회는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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