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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희망이 소멸 중…늪지형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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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희망이 소멸 중…늪지형 불황"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민간 자생력 없다" 진단

2015년 이후 내년까지 2%대 연속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고되고, 현재 재계에는 구조 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내 최대 재벌 삼성그룹에서도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채권단에 구조 조정안을 제출하는 계열사(삼성중공업)가 나오면서 "IMF 전야를 연상시킨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하는 보고서('현 불황기의 다섯 가지 특징과 시사점')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 불황의 특징을 ① 늪지형, ② 멀티딥형, ③ 수요충격형, ④ 전방위형, ⑤ 자생력 부족형 등 다섯가지로 정리했다.

'늪지형'은 계곡형(V자형)과 정반대다. 계곡형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충격이 원인이 되어 급격한 경기 하강 이후 빠른 반등세를 보이는 형태로 외환위기 직후와 금융위기 직후 나타난 경기의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반면, 늪지형은 대규모의 경제적 충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장기간 지연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한국 경제가 맞이하고 있는 불황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 지연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점점 긍정적인 경기 신호가 소멸되는 '늪지형 불황'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피로감이 점증하고 역동성이 고갈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점차 소멸 중"이라고 진단했다.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비재 내수기업 - 전문 무역상사 수출상담회에서 참석 기업인들이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보고서는 "늪지형이란 심각한 어려움은 없으나 경제 내 모든 부문이 거의 동시에 늪에 빠지면서 천천히 그 침체의 강도가 강화된다"면서 "이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불황 탈출을 위한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은 특징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늪지형 불황'은 합의된 진단도 쉽지 않아 타개하기가 더 어렵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부분의 경제 지표들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지 못하면서 경제 지표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에 있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경제 내에 좋아지는 부문도 없지만 뚜렷하게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부문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비관적인 입장에서는 뚜렷하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를 선도하는 경제 지표들이 없다는 점이 더 우려스러우며, 이는 장기 불황의 시작이 될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IMF 사태 이후처럼 단기간에 경기회복이 되기도 어렵다. 회복되는 듯 하다가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멀티딥'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수요충격형이다. 장기간 경기회복 지연과 성장 견인 부문의 부재에 따른 '소득 환류의 단절'과 '소비·투자 심리 악화'에 따른 수요 부족이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불황은 전방위적이라는 특징도 있다. 경제가 불황기에 진입하였더라도 일반적으로는 호황을 보이는 부문이 존재하면서 경제 전반의 침체 폭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내수(서비스업) 부문은 어려웠으나 수출(제조업) 부문은 환율 상승 등으로 호조를 보였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서비스업의 생산 증가율도 하락 추세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제조업 내 수출 및 내수 출하 증가율이 유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수출시장의 부진이 내수시장으로 전이되었다.

자생력도 부족하다. 최근에 들어 특징적인 모습으로 민간 부문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공공 부문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보고서는 "만약 공공 부문(국민계정 상의 정부소비와 정부투자의 직접적인 지출)의 경기 안정화 노력이 없었다면 2015년 실제 경제성장률은 1%대에 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시적인 지표를 보면 최근에 들어 민간소비가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소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의 위축을 크게 보완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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