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고 유엔이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반 사무총장은 중동 방문에 이어 오는 25일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한국→일본→한국'을 오가는 6일간의 방문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이날 유엔본부 브리핑에서 밝혔다.
반 총장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26일 일본을 찾아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어 다시 한국으로 와 30일 경북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당일 미국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유엔의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 달성에서 교육의 역할을 논의할 이 회의에는 2천 명이 넘는 세계 각국의 NGO 인사가 참석한다고 두자릭 대변인은 밝혔다.
반 총장은 G7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후 서울에서 27∼29일 사흘간 머물 계획이나 공식 일정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의 방한은 작년 5월 '2015 세계교육포럼'(WEF) 참석 등을 위해 방한한 지 1년 만이다.
올해 방한은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고, 여야 각 진영이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잠재적 대선주자에 올라 있는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자연히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경우,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유엔 업무에 집중하겠다며 그동안 국내 정치에 거리를 둬왔다. 그러나 차기 대선에 출마할지 여부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압도적인 대권 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번 방한이, 반 총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권의 '반기문 영입론'에 탄력을 붙일 수도 있다.
작년보다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반 총장은 올해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4·13 총선에서 참패하고 잠룡들도 초토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연말에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의 '구원투수론'을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서울에 머무는 기간 가족모임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 인사들을 비공식적으로 폭넓게 접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주포럼에서는 반 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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