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가 검찰에서 약 17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조사'를 받고 10일 새벽 귀가했다.
그는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충분한 검증 없이 출시해 다수 피해자의 사망과 상해 사건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대표는 9일 오전 9시44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이날 오전 2시가 넘도록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두 번째 출석이다.
그는 오전 3시께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목이 부어서 말이 잘 안 나온다. 죄송하다"라고 짧게 답한 뒤 준비된 차를 타고 곧바로 떠났다.
'유해성을 사전에 보고 받았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했다"라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신 전 대표가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음을 사전을 인지하고도 판매를 강행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또 실무진으로부터 PHMG의 독성실험 필요성을 보고받았는지를 비롯해 흡입독성 검사를 하지 않은 배경, 영국 본사의 관여 여부, 허위광고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제품 개발 출시와 관련해 신 전 대표가 최종 의사결정을 한 책임자로 보고 있다.
신 전 대표는 지난번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차례 조사 내용을 검토해 이번 주 중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한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도 신씨와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10일 오전 10시께 옥시에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이자 문제 성분인 PHMG 인산염을 공급한 SK케미칼 직원 정모씨, 김모씨 등 2명을 소환해 공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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