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쯤으로 보이는 꼬마가 헬리콥터처럼 생긴 자동차에 올라탔다. 이윽고 핸들을 좌우로 돌리기 시작한다. 핸들 옆에는 귀엽게 생긴 마이크가 세워져 있다. 옆에서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면 자동차 위에 달린 프로펠러가 돌아간다"고 조언했다.
"내 동생 곱슬머리,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개~."
꼬마가 마이크에 입을 대고 노래를 부르자 자동차에서 불빛이 나더니 이내 지붕에 붙은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꼬마도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초등학생 김윤지 양이 디자인한 이 자동차는 '노래에너지'로 달린다. 물론, 하늘도 날 수 있다. 노래로 자동차가 움직이니 공해도 생기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김윤지 양은 자동차를 탈 때는 늘 노래를 불러야 하니 바쁜 현대인들에게도 '힐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조개로 달리는 잠수 자동차, 꽃향기 나는 자동차까지
현대자동차(주)가 21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4층 '디자인놀이터'에서 제1회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Brilliant Kids Motorshow)’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어린이들이 상상해서 그린 자동차를 실제 자동차의 약 2분의 1에서 4분의 1 크기 모형으로 제작해 전시하는 모터쇼다. 이날부터 시작해 내년 4월까지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지구를 아름답게 만드는 상상 자동차'라는 주제로 준비된 이번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 도시 △ 사막 △ 숲 △ 바다 △ 하늘 등 총 5개의 부제로 나뉘어 총 15개의 자동차 모형이 전시된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전시된 자동차를 직접 보고 만지며 탑승할 수도 있다.
이 중에는 지선우 군이 디자인한 조개 연료로 달리는 수중 자동차도 포함돼 있다. 지선우 군은 "부모님과 바다 밑 세상을 본 적이 있다"며 "수많은 생물들이 평화롭게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바다를 여행할 수 없을까를 생각했다"고 수중 자동차를 디자인한 동기를 설명했다.
지선우 군은 "바다 여행 차를 디자인할 때 염두에 둔 것은 두 가지"라며 "바다 물고기를 놀라게 하지 않는 것과 바다에는 주유소가 없으니 대체 연료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지선우 군은 "그래서 차 외형은 물고기들에게 친근한 돌고래 모형으로 했고, 연료는 바다에 많은 조개로 했다"며 "자동차 앞에 달린 집게는 조개를 줍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현지 양이 만든 꽃향기가 나는 꽃바구니 자동차, 자동차 앞쪽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한석우 군의 이글루 자동차 등도 전시된다.
조원홍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처럼 예전에는 꿈같았던 이야기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가상현실이 꿈같은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현실이 됐다. 오늘 어린이들이 상상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 미래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아이들의 생각을 키워주는 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지금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이 앞으로 다른 활동을 하고,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매년 키즈 모터쇼 진행할 예정
이윤수 현대자동차 유스마케팅 팀장은 "총 7322점의 작품이 공모전에 출품됐고 이중 14점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며 "디자인만이 아닌 디자인한 이유, 창의력 등을 더 주의해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번 키즈 모터쇼를 기획한 배경을 두고는 "회사는 아이들이 상상한 것을 그대로 재현해서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일본 도요타 등은 그림 공모전을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림을 직접 모형으로 만들어 현실화했다"며 이번 모터쇼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앞으로도 키즈 모터쇼를 지속해서 발전해나갈 예정"이라며 "현재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키즈 모터쇼를 진행하는 것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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