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는 여전히 피해자 보상 대책에 침묵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는 19일 처음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피해 보상 대책과 관련해선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유선 대표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고 있고, 기자가 직접 여의도에 자리잡은 옥시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도 접촉이 불가능한 상태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146명 가운데 103명은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옥시가 PHMG 성분을 제품에 사용하면서 흡입 독성 실험을 비롯한 안전성 검사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태가 확산하던 2011년 말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해 처벌을 회피하려는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서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2013년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가 유일하다.
당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샤시 쉐커라파카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모든 피해자와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도 "제품이 판매될 당시 저희는 안전하다고 믿었다"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쉐커라파카 대표는 당시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 보상금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기금으로 5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샀다.
문제가 된 성분 PHMG의 공급사인 SK케미칼 역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응 방안이나 보상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 "관련해서는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전날 2011년 사망자 발생 이후 관련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보상 방침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오는 26일 김상현 대표의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입장과 보상 원칙 등을 밝힐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보상 원칙과 관련해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진행상황을 보며 협의를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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