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부평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총출동하다시피 상주하며 물량 공세를 퍼부은 만큼, 선거 초반의 팽팽한 판세가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평을의 선거 결과가 이번 재보선 전체의 승패를 좌우할 분수령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선거 전문가들도 "뚜껑이 열려야 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어제, 그제 이틀간 조사에서 7%를 넘어 8%포인트에 가까운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적극 투표층의 지지도에 있어서도 우리가 리드를 하고 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승리를 점쳤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은 "현재까지 박빙"이라며 예단을 경계했다. 8%포인트 앞서고 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그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신빙성 없는 자체 조사 수치를 발표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비난했다.
▲ 4.29 재보선 유세현장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연합뉴스 |
■ 전주 덕진
무소속 정동영 후보의 승리를 의심하는 얘기는 거의 없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도 "덕진의 경우 워낙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나 "최근 (김근식 후보가) 15%를 넘었다. 본 선거에서는 20%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덕진에서 민주당의 실질적인 목표는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을 최대한 낮추는 데에 있다. 민주당의 바람대로 김 후보가 20% 이상을 득표해 '정동영 몰표'를 견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동영 후보 측은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본다"는 원론적 전망에 그칠 뿐, 예상 득표율 등에는 이렇다 할 예측을 꺼리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전희재 후보와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후보들이 두자릿수 득표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전주 완산갑
당초 민주당 이광철 후보의 넉넉한 우위로 시작된 선거는 막판들어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주 초반부터 신 후보 측에선 "오차범위 내로 접어들었다"는 자체 분석이 나왔으며, 민주당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도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가 공식화된 이후 상당히 가파른 추격을 받아 오차범위 이내로 격차가 줄어든 적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신건 후보의 재산 신고 누락 등이 유권자에게 알려지면서 신 후보 지지도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조심스럽게 당선이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고 밝혔다.
반면 신건 후보 측은 "재산 문제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며 "박빙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후보 측은 "조직력에서의 열세는 인정하지만 무소속 연대의 효과와 인물론이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경북 경주
경주 선거는 박근혜 지지자들의 '뒷심'이 관건이다. 한나라당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주부터 정종복 후보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면서도 "지난 총선에서도 그랬지만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의) 표심이 어떻게 될지 몰라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풍(朴風)에 대한 한나라당의 이같은 긴장은 지난해 4.9총선 당시 친박연대 김일윤 전 의원에 패했던 경험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시 선거기간 내내 지지율에서 정종복 후보에 뒤졌던 김 전 의원은 개표 결과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바 있다.
무소속 정수성 후보 측은 "표심이 박근혜 전 대표와 우리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표심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응집력이 높아 결국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 울산 북구
울산 북구에 '반MB연대'가 구축되자 박희태 대표는 "정치 야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 바람을 차단하는 게 한나라당의 막판 최대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물밑에선 박대동 후보와 무소속 김수헌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이제 이틀 남았는데 울산 북구의 경우 특별한 전략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바닥을 돌면서 민심 잡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 측은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조 후보가 박대동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난 점에 주목하며 승리를 점쳤다. 다만 부재자 투표가 이미 단일화 전에 끝났고, 투표용지에도 김창현 후보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 등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상쇄하는 요인이 오히려 신경쓰이는 눈치다.
■ 경기 시흥
5곳의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시흥시장 선거는 이번 재보선의 '숨어있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부평을과 함께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민주당 윤호중 위원장은 "1~2% 이내의 접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 최준열 후보가 10% 가까운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최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압박한 발언이다.
반면 한나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 사정이 복잡하고 지지율이 낮아 우리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본인들이 판세에서 밀린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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