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단독] 새누리 김용태 "용산 철거민 죽듯이 싸워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단독] 새누리 김용태 "용산 철거민 죽듯이 싸워야"

뉴타운 지역구 주민 호소에 '모르쇠'…"박원순 찾아가라"

20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김용태 새누리당 후보(현 국회의원)가 과거 지역 주민에게 "용산 (참사)에서 철거민이 죽기까지 하는 판국에, 그 정도 각오와 결의로 싸워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뉴타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지역 주민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민원을 호소하는 지역 주민에게 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녹음 파일에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여러분이 절박하다면 내게 와서 맨날 (하소연)해도 소용없다"며 "여러분이 갈 데까지 갔다고, 절박하다고 하면 (용산 참사처럼) 그렇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는 2009년 1월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던 철거민들이 망루를 짓고 농성하다 경찰의 강제 진압에 5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문제의 면담이 진행된 것은 2013년 3월로 신정2-1구역 뉴타운재개발반대 대책위 위원 20여 명을 만나는 자리로 확인됐다. 신정 2-1구역은 김용태 의원 지역구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내가 모르것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거다", "현실을 말씀드리는 거야" 등 반말도 섞어 가면 훈계조로 지역 주민들을 다그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넝마처럼 얽힌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해법으로 실태 조사를 제시했다. 주민 10% 이상 동의를 얻은 구역에 한해 매몰 비용, 사업성 등을 조사하겠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지 말지를 판단하라는 게 서울시 제안이었다.

신정2-1구역 뉴타운 반대 대책위에 따르면, 이들 주도로 지역 주민 (재개발 반대) 동의서를 얻어 이를 구청에 제출했다. 실태 조사 결정권은 구청에 있다. 하지만 두 달이 되도록 구청에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대책위가 구청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책위는 구청에서 실태 조사를 결정하도록 해달라며 지역구 의원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 의원도 이를 묵살했다. 결국, 대책위는 면담을 촉구하며 김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매일 집회를 진행했고 면담은 집회를 연 지 일주일 만에 성사됐다.

▲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프레시안(허환주)

대책위 "사실상 우리더러 죽으라는 이야기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면담에 시종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절박하고 죽게 생겼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는 게 더 빠르다"며 "서울시에서 무책임하게 실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해놓고, 그 책임을 구청으로 넘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형식적으로 (실태 조사 결제는) 구청장이 하지만 실질적인 의사 결정은 서울시에서 한다"며 "(실태 조사는) 구청 권한 밖이다. 서울시에 가서 여러분 의사를 적나라하게 주장하라"고 책임을 서울시로 돌렸다.

그러자 지역 주민들은 "우리가 왜 의원을 만나러 왔겠느냐"면서 "정치하는 분이고 구청과 서울시 등에 잘 아는 분도 많으리라 생각해서 도움을 받고자 왔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공을 재차 서울시로 돌리며 "절박해서 죽게 생겼다면 서울시장 면담을 성사시켜라"며 "단결된 힘과 투쟁력을 보여줘서 서울시장이 정말 완전 놀랄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라. 그러기 전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도 거듭 "우리에게는 여기가 신문고"라며 "여기서 지역 주민들이 북을 두드리는데 그런 식으로 회피하면 우리는 누굴 믿고 하소연을 하겠는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김 후보가 "여러분 의견은 전달할 수 있다. 그건 내 역할"이라면서도 "현실을 이야기하겠다"며 '용산 참사'처럼 해결해야 한다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

신정2-1구역 뉴타운 재개발 반대 대책위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이라는 사람이 지역 주민의 하소연을 자기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우리더러 '용산 참사'처럼 해결하라고 했다"며 "사실상 우리더러 죽으라는 이야기와 다를 게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