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2일 자신의 거취 논란과 관련해 "내가 더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비롯해 전날 중앙위원회가 결정한 비례대표 최종 명단을 조율하는 문제를 비상대책위원들에게 일임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비례대표 선정 결과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오후 4시 45분께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다만, 김종인 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중앙위원회가 비례대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단히 자존심이 상했고, 모욕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고 당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비대위원들은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서 송구하다"면서 "총선 승리 위해 앞으로 당을 이끌어달라"는 취지로 김종인 대표를 만류했다고 한다. 김종인 대표는 "더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
전날 중앙위원회는 김종인 대표 몫으로 김종인 대표 본인을 포함해 박경미 홍익대학교 교수, 최운열 서강대학교 교수, 김성수 대변인 등 4명을 당선 안정권에 전략 공천하는 내용을 의결한 바 있다. 이날 김종인 대표는 4명의 구체적인 순번을 어디에 넣을지도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비대위원들이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하면 최종 추인은 김종인 대표에게 받아야 한다"면서 "유선상이든 대면 보고든, 결정했다고 말씀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 몫의 비례대표 '전략 공천' 순번을 조정하는 일이 비대위원들에게 넘어가면서, 비대위원들은 대표직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김종인 대표를 비례대표 2번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김종인 대표의 자택을 찾아 "지금까지 정말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 비대위를 맡아 당을 살려놓다시피 했는데, 화룡점정을 잘해주지 않으면 지금까지 한 게 다 허사가 되는 게 아니냐"고 김종인 대표를 만류했다. (☞관련 기사 : 문재인 "김종인, 대선 때까지 역할해야")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는 총선을 경제 민주화라는 화두로 치르는 데 간판 역할을 해야 하고, 총선 후에도 다음 대선 때까지 그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무슨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자 하는 노욕 때문에 들어간 게 아니다"라고 김종인 대표를 옹호했다.
한편, 이날 김종인 대표는 대구 경북 지역 등에 나온 20대 총선 후보자를 인준하는 등 일상적인 당무는 치렀다. 이튿날인 23일에도 비례대표 명단 등을 확정하기 위한 비대위가 열릴 예정이지만, 김종인 대표가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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