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갈등의 한 축으로 거취 관련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가 설득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22일 경남에서 급거 상경, 서울 구기동 집에 머물고 있는 김 비대위 대표를 찾아가 면담을 가졌다. 문 전 대표는 서울에 도착한 직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번 만나뵙겠다. 김 대표가 마음이 많이 상하신 점이 있다면 그것을 풀어드리겠다"며 "어쨌든 김 대표가 계속 그 역할(비대위 대표직)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직 사퇴 후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러 온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창원에서 더민주 허성무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관련 기사 : 문재인 "내가 대표여도 김종인 비례 상위순번 줬다"), 양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창원공항에서 바로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문 전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논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지금 그 동안의 상황을 잘 몰라 뭐라고 답을 못 드리겠다"며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고, 다만 오전 중 자신과 김 비대위 대표가 통화를 몇 차례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통화는 못 했다"고 부인했다.
당초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후 3시로 연기되면서 김 비대위 대표의 사퇴설까지 흘러나온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직접 김 대표의 당무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 출신인 김 대표를 당에 영입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앞서 김 대표는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면서 "비례대표 2번을 한 것을 가지고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나는 죽어도 못 참는다"며 격분한 모습을 보였었다. (☞관련 기사 : 김종인, "그 따위 대접하는 정당서…" 사퇴 시사)
이에 문 전 대표가 직접 상경해 면담을 가지며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김 대표가 당무에 복귀할 명분을 만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설득에 성공하면, 문 전 대표로서도 당의 분란을 앞장서 수습함으로써 정치적 존재감을 한껏 드러낼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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