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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인데 어찌 그리 잔혹'…천륜 저버린 인면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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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인데 어찌 그리 잔혹'…천륜 저버린 인면수심

자녀 살인·시신 훼손·유기에 '뻔한 거짓말'도 공통점

훈계를 이유로 한 자녀 학대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

인두겁을 쓴 부모들의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피지 않은 꽃'을 무참히 꺾어 버린 부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암매장, 시신 훼손·유기 등 입에 담기조차 거북하다.

작년 12월 '인천 맨발소녀' 사건에 이어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유기 사건', '평택 원영군 사건', '청주 네살배기 딸 시신유기 사건'은 끔찍한 자녀 학대라는 점 외에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국민적 공분을 산 이들 사건의 부모들은 하나같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늘어놨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13살짜리 딸을 훈계한다며 작년 3월 17일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경기 부천시의 목사 A(47)씨와 계모 B(40)씨는 인두겁을 쓴 '악마'였다.

딸이 숨진 뒤 보름이 지나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고 11개월 가까이 시신을 방치했다.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서 경찰이 5년 전 숨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30대 아버지와 함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2월 장기 미귀가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딸이 숨진 사실을 밝혀내자 A씨 부부는 "주님이 살려 줄 것이라는 신념에서"라고 구차한 변명을 했다.

부천에 사는 C씨는 2012년 11월 숨진 초등생 아들의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고 나서 냉동 보관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C씨는 체포되기 한 달 전인 그해 10월 목욕을 싫어하는 아들을 씻기겠다며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한사코 씻지 않겠다며 발버둥을 치던 아들이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자 그대로 방치했다.

아들은 한 달 뒤 싸늘한 주검이 됐다.

하지만, C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흉기로 훼손한 뒤 냉동고에 보관했다.

C씨의 아내 D씨도 아들의 죽음을 알았으나 눈을 감았다. 지난 1월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교무부장이 전화를 걸어오자 D씨는 마치 아들이 가출한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놨다.

"아들이 가출해 내가 실종신고를 했다", "내가 아니라 삼촌이 신고했다", "남편 지인이 신고했다" 등 수상쩍은 변명을 들은 교무부장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를 우려한 부인의 전화를 받은 C씨는 아들의 시신이 든 가방을 '이삿짐'이라고 속여 인천의 지인에게 맡기는 등 범행 은폐마저 시도했다.

지난 12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평택 원영군 사건이 전국을 뒤흔들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계모 역시 거짓말로 범행을 숨기려 했다.

7살 원영군이 숨진 직후인 지난 2일 학교에서 연락이 오자 계모 김씨는 "열흘 전 아이를 혼냈더니 가출했다"고 거짓말했고, 급기야 이틀 후인 4일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김씨는 "원영이 때문이 부부싸움이 계속돼 남편이 없을 때 길에 버렸다"고 진술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줬다.

19일 전모가 드러난 청주 '네 살배기 딸 시신유기'의 부모들도 마찬가지로 뻔뻔했다.

자녀를 취학시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의 연락에 계부 안모씨와 친모 한모씨는 "외가에 있다", "평택의 고아원에 딸을 놓고 왔다" 등 말을 바꾸다가 덜미를 잡혔다.

2011년 12월 목숨을 잃은 뒤 암매장된 네 살짜리 딸의 시신은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어머니 한씨는 "모두 내 책임"이라는 유서를 써 놓고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에 난항이 예상되지만 경찰이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한씨의 사망이라는 한계를 딛고 숨진 네 살배기 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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