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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치고 빠지기', 시리아에서도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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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치고 빠지기', 시리아에서도 통했나

[분석] 아사드 구한 뒤 전격 철수, 미국 당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 파견된 병력 대부분을 15일부터 철수시키는 결정을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미국 정부가 그 배경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을 때,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푸틴은 15일 전격적으로 철수를 결정했다. 공습 5개월만에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철수를 결정한 이유다.

러시아의 철수 결정 자체는 미국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엔은 시리아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상에 희망을 주는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부분 휴전이 대체로 지켜지고 있고, 지난달 1일 시작됐다가 사흘만에 결렬된 뒤 지난 14일부터 재개된 제네바 평화회담에서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시리아 공습으로 외교 고립 무력화, 군사력 과시 성과도 거둬

하지만 일각에서는 푸틴의 '치고 빠지기 식' 전술에 서방국들이 일방적으로 당한 형국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저유가 때문에 공습을 지속할 여력이 없어 철수를 결정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푸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기습적으로 발을 뺐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에 나선 가장 큰 명분은 시리아에 권력 공백이 생겨 리바아처럼 극도의 혼란에 빠지는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제거하려는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가 몰락하면 IS(이슬람국가)가 권력공백을 틈타 세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은 시리아에서 이슬람 테러세력에 맞서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는, 서구가 비난하는 인권 탄압 문제에도 불구하고 알아사드 정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모스크바국제연구소(MSIIR)의 정치학 교수 이반 사프란추크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전역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해도, 이제 정권의 생존에 대한 위협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거둔 소득은 군사동맹 정권을 지켜주었다는 것 이상"이라면서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으로, 서방국들이 러시아와 작전 협의를 할 수밖에 없도록 몰고감으로써, 우크라이나 개입 이후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던 서방국들의 계획을 무력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이 거둔 또 하나의 성과로는 러시아의 군사력 과시가 꼽힌다. 최신 전투기와 헬기의 실전 능력을 보여줘 국제무기시장에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조지아 전쟁 당시만 해도 러시아 전투기들은 며칠새 여러 대가 격추될 정도로 공습력에 허점을 보였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에서는 5개월 동안 효과적인 공습능력을 보여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오늘날 미국 이외에 이 정도의 공습능력을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놀라워하고 있다.

러시아는 공습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나, 서방국들의 공습보다 더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초래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의 철군 결정 이후 시리아의 내전 종식에 희망이 커졌느냐는 점이다. 앞으로 시리아 평화협상은 18개월 안에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시리아에 공군기지와 해군기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실질적인 군사개입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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