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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사상 첫 제로금리...다음 정책은 '헬리콥터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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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사상 첫 제로금리...다음 정책은 '헬리콥터 머니'?

"대출 늘리면 돈 주겠다"는데도 시장 시큰둥

통화팽창 정책으로 유로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비둘기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10일 발표했다. 유로존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2014년 9월 이후 동결돼왔던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리는 등 이른바 '바주카포'로 불릴 만한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기준금리를 0.05%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0%)로 인하하는 동시에, 대출을 늘리는 시중은행에게는 4년 만기의 대출을 해주면서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대출 지원책으로 기준금리인 0%에서 최저 -0.4%의 마이너스 이자를 적용한다는 파격적인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이 꼽힌다. 이밖에도 비금융 회사채도 대거 매입해주고(회사채 포함 매달 800억 유로 매입),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지 못하도록 중앙은행 예치금에 적용하는 마이너스 금리를 -0.3%에서 -0.4%로 확대했다.

이런 파격적인 정책의 배경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ECB는 불과 3개월만에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에서 0.1%로 낮췄다. 목표 인플레이션 2%를 크게 밑도는 정도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0.2%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0.6%였던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 0.4%로 떨어진 데 이어 3, 4분기 연속 0.3%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럽 주요증시와 뉴욕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유로화 가치는 정책 발표 직후 급락했다가 곧바로 상승 반전했다(1유로=1.1217달러로 1.94% 상승).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하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환율이 떨어지는 효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기대효과가 처음부터 무색해지는 반응이다.


▲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10일 정책 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을 향하고 있다.ⓒAP=연합뉴스

'바주카포'급 통화 완화 정책도 안 통하면...


정책 발표 후 기자회견에 나선 드라기 총재에게는 오히려 "이번 조치가 효과를 못내면 다음은 '헬리콥터 머니'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등 냉소에 가까운 회의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ECB가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해 지난 2014년 6월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도, 지난해 3월부터 매달 600억 유로를 푸는 양적완화를 시행해도 시중의 통화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으로 해결될 위기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 조치는 오랜 기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되는 발언까지 했다.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기준금리까지 마이너스로 가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ECB의 '바주카포'급 통화 완화 정책조차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 반영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스위스는 기준금리를 -0.75%로 낮췄고, 덴마크와 스웨덴도 기준금리가 각각 -0.65%, -0.5%로 '기준금리 마이너스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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